잇단 게릴라성 폭우…기록적 폭염 부른 티베트 고기압 약해진 탓

잇단 게릴라성 폭우…기록적 폭염 부른 티베트 고기압 약해진 탓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8-09 11:22
업데이트 2018-08-09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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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 상층 기온 낮아지며 대기 불안정해져 소나기…비 온 뒤 다시 더워져

올여름 우리나라의 기록적인 폭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던 티베트 고기압이 약해지면서 전국 곳곳에 게릴라성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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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잠긴 경포 진안 상가
물에 잠긴 경포 진안 상가 6일 호우경보가 내려진 강원 강릉에 시간당 93㎜의 폭우가 쏟아져 경포 진안 상가가 물에 잠겼다. 2018.8.6
연합뉴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0분 현재 전국에 구름이 많은 가운데 경기 동부와 강원 영서에는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다.

당초 이날 오전 서울과 경기도에 내릴 것으로 예상된 소나기는 대기가 한층 안정되면서 가능성이 작아졌다. 하지만 낮에 기온이 오르면서 대기가 다시 불안정해져 오후에는 소나기가 오는 곳이 있을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소나기가 내리는 지역에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50㎜의 매우 많은 비가 오는 곳이 있을 전망이다.

앞서 지난 6일 강원도 강릉과 속초, 양양 등 영동 지방에 하루 200㎜가 넘는 ‘물 폭탄’이 쏟아진 이후 매일 같이 전국 곳곳에 게릴라성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한반도 상층에 자리 잡고 있던 티베트 고기압이 약해지면서 생겨난 현상이다.

앞서 지난달에는 히말라야 산맥이 있어 고도가 높은 티베트 일대 공기가 데워진 뒤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우리나라 상층 기온이 올라갔다.

이런 티베트 고기압이 상층, 북태평양 고기압이 중·하층에 견고하게 자리 잡으면서 한국에는 기상관측 이래 역대 최악의 폭염이 나타났다.

티베트 고기압은 이달 들어 차츰 약해졌다. 대기 상층의 온도가 떨어지면서 소나기구름이 자주 형성됐다.

윤기한 기상청 사무관은 “상, 하층이 모두 따뜻하면 공기가 올라가지 못하지만, 온도 차이가 생기면 공기가 상승하면서 대기가 불안정해진다. 이에 따라 소나기구름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우리나라 여름철 소나기의 전형적인 형태다.

이밖에 동풍과 서풍의 만남도 최근 한반도에 게릴라성 폭우를 가져왔다. 진행 방향이 다른 바람끼리 만나면 하늘로 올라가면서 역시 대기 불안정을 초래해 ‘서울∼천안∼대전∼광주’ 식으로 연결된 띠 형태의 소나기구름이 만들어진다.

이날은 북한 쪽 대기 상층에 있는 한기가 우리나라에 얼마나 유입되는지가 비의 양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오전 10시 20분 현재까지는 강원도 화천(광덕산)에 3.5㎜, 강원도 홍천(내면)에 1.5㎜의 비가 오는 데 그쳤다.

소나기가 오는 곳은 일시적으로 기온이 떨어지겠지만, 비가 그친 뒤에는 당분간 폭염이 다시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보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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