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활동비 부풀려 계약한 뒤 돌려받은 어린이집 원장…대법 “업무상 횡령”

특별활동비 부풀려 계약한 뒤 돌려받은 어린이집 원장…대법 “업무상 횡령”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18-11-06 16:02
업데이트 2018-11-0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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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활동비를 부풀려 계약한 뒤 업체로부터 일부를 돌려받아 사적으로 쓴 어린이집 원장에 대해 대법원이 업무상 횡령이 맞다며 하급심 판결을 뒤집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는 업무상 횡령 및 사기, 영유아보육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어린이집 원장 문모(47)씨의 상고심에서 횡령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제주지법 형사항소부로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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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한 사회복지법인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의 원장인 문씨는 2010~13년 과학·문학 분야 영유아 특별활동 교육프로그램 운영업체와 실제보다 부풀린 금액으로 계약을 체결한 뒤 모두 128회에 걸쳐 총 3623만원을 자신의 아내 계좌로 돌려받아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문씨는 또 아내 등을 직원으로 허위 등록해 623만원의 보조금을 받아낸 혐의도 받았다.

1심은 모든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해 문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횡령 혐의를 무죄로 보고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법인이 학부모로부터 받은 특활비에 대한 처분권한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없고, 문씨에게 횡령의 고의 또는 불법영득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이유였다. 문씨가 어린이집으로부터 특활비 처분권한을 위임받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써도 문제될 게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어린이집이 특활비 처분권한을 갖는다”면서 “타인을 위해 금전을 관리하는 자가 개인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부풀린 금액으로 계약을 체결해 일부를 되돌려 받은 것은 부풀려 지급된 액수를 횡령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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