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신 택시기사 71일 만에 장례 엄수…“편히 영면하기를”

분신 택시기사 71일 만에 장례 엄수…“편히 영면하기를”

강경민 기자
입력 2019-03-21 15:04
업데이트 2019-03-21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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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개인택시조합, 추모제·카풀합의 거부 결의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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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 위해 한자리에 모인 택시업 종사자들
추모 위해 한자리에 모인 택시업 종사자들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택시기사 임모씨의 영결식에서 참가자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임씨는 지난 1월 카풀 서비스 시행에 반대하며 광화문역 앞에서 분신했다. 2019.3.21 연합뉴스
‘카카오 카풀’ 시행에 반대하며 분신한 택시기사 고(故) 임정남씨의 영결식이 21일 ‘택시장’으로 엄수됐다.

‘장례준비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앞에서 임씨의 영결식을 진행했다. 임씨가 분신한 지 71일, 숨진 지 70일 만이다.

임씨는 지난 1월9일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 도로변에서 분신했다. 임씨는 다음날 오전 숨졌다. 임씨는 ‘불법 카카오 카풀을 반대한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겼다.

택시 업계는 카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임씨의 장례를 미뤄왔으나 이달 7일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기구가 합의를 이뤄내 장례 절차를 재개하기로 했다.

장례준비위원회는 이날 여의도에서 영결식을 진행한 뒤 임씨가 분신한 장소인 광화문에서는 노제를 치렀다.

영결식 사회를 맡은 김태황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사무처장은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불법 카풀이 완전히 해결되기 전에 임정남 열사를 보내드리는 영결식을 거행하게 돼 참담하다”며 “열사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옷깃을 여미고 머리띠를 동여매고 결사항전으로 투쟁해 택시정책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권수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장은 추모사에서 “70여일이 지나도록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오늘에야 영결식을 거행한다. 살아남은 우리가 부끄럽고 면목이 없다”며 “열사가 바라던 세상은 아직 오지 않았지만 남겨진 짐은 우리에게 맡겨두고 편안히 영면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택시장’은 박권수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장, 강신표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 구수영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위원장, 박복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장 등 택시 4개 단체 대표자들이 장례준비위원회 공동 장례위원장을 맡아 치러졌다.

택시단체는 작년 12월10일 고 최우기 기사가 분신한 이후 국회의사당역 앞에서 자리를 지켜오던 분향소와 농성장도 이날 자진 철거한다.

이날 영결식에는 사회적대타협기구 위원장을 맡았던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이 현장을 찾아 조의를 표했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임정남 열사 추모 및 3.7 카풀합의 거부, 타다 추방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추모사에서 “사람 생명보다 중요한 것이 공유경제인가”라며 “서울 개인택시는 임 열사의 숭고한 뜻을 잊지 않고 타다, 렌터카 등 불법 유상운송행위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이어 ‘출퇴근 시간 카풀 서비스 허용, 택시노동자 월급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카풀·택시 사회적대타협기구의 합의안을 규탄했다. 사회적대타협기구는 지난 7일 합의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합의문 발표에 수많은 택시종사자가 절망하고 분노한다”며 “합의문은 도로를 무법천지로 만들고 택시 산업을 존폐 위기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회는 당리당략으로 원칙을 깨뜨리지 않아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무책임과 무원칙의 행정을 당장 중단하고 탈법적인 렌터카, 자가용 유상운송행위를 퇴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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