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전북지방경찰청 소속 경찰관들이 22일 오후 전주시 완산구 용복동 일대를 수색하고 있다. 2020.4.22. 연합뉴스
범행을 부인하는 피의자가 실종자 행방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수색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22일 전주 완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완산구 용복동의 한 들판에서 강력계와 광역수사대 형사, 기동대 2대 중대 등 220여명을 동원해 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이 수색 장소로 이곳을 꼽은 이유는 강도살인 혐의로 전날 구속된 피의자 A(31·남)씨가 범행 추정 시간대 수십분가량 머문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경찰은 인근 CCTV와 휴대전화 기지국 위치정보를 통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
수색 장소는 야트막한 언덕 주변에 관목이 듬성듬성 있는 곳인 것으로 파악됐다. 인근에 도로와 민가, 논 등이 있지만, 유동인구가 많은 곳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오전 9시부터 7시간 동안 이 주변을 수색했으나 실종자 소재 파악에는 이르지 못했다. 유류품 등 사건과 관련한 주요 단서도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수색견을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수색 범위도 A씨의 차량 동선을 따라 김제와 진안까지 확대하는 걸 논의 중이다.
구속된 A씨는 경찰의 거듭된 추궁에도 실종된 B(34·여)씨의 행방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고 있다. 되레 “억울하다”며 범행과 관련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B씨의 휴대전화 전원이 꺼지기 전 마지막으로 만난 인물로 수사 초기부터 경찰의 용의 선상에 올랐다. 경찰은 A씨가 B씨를 숨지게 한 뒤 피해자 통장에 있는 수십만원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한 것으로 보고 강도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A씨의 차량 트렁크에서 발견된 혈흔은 이날 진행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B씨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혈흔이 소량이라 실종자가 사망했다고 단정 지을 단계는 아니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수색에 전혀 협조하지 않아 일단 휴대전화 기지국과 관련 CCTV를 모두 확보해 하나하나 분석하고 있다”며 “실종자를 찾는 게 급선무이기 때문에 수색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