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국어대학교 전경. 서울신문 DB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중동·아프리카학과 서모(54) 교수는 올해 1학기부터 대학원에서 다시 강의를 시작했으며 2학기에도 강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외대는 의혹이 불거진 당시 서 교수를 대학원 주임교수 자리에서 면직 처리했으나 지난 1일 재임명했다고 23일 밝혔다.
2018년 3월 한국외대 페이스북 커뮤니티 ‘대나무숲’에는 서 교수로부터 지속적인 성추행과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제자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서 교수가 자신의 신체 부위를 동의 없이 만지거나 ‘(함께) 모텔에 가자’고 하는 등 2008년부터 부적절한 언행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서 교수는 “교수직을 포함한 모든 직책에서 사퇴하고 반성하는 삶을 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교는 사직서 수리를 보류하고 같은 해 6월 징계위원회에서 정직 3개월 처분을 결정했다. 또 지난해엔 10년 장기근속 포상 대상자로 선정해 서 교수에서 순금 3돈을 주기도 했다.
그해 12월 서 교수가 포상을 자진 반납하자 총학생회는 복직을 위한 의도적 행위로 의심하며 “권력형 성폭력 가해자인 서 교수의 복직을 반대한다”는 성명을 내고 학교 측에 항의했다.
학교 관계자는 서 교수의 복직에 대해 “학교 징계위에서 엄격하게 처리해 정직 3개월 처분한 것”이라며 “정직 징계뿐 아니라 대학교수가 2년간 강단에 서지 못하고 사회로부터도 격리당한 일은 그 자신에게는 상당히 큰 처벌일 수 있다”고 해명했다.
총학생회 측은 “서 교수가 복직할 때 학부가 아닌 대학원 쪽에서만 수업하는 것으로 정했고 학생들과 밀접 접촉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안다”며 “학교 징계위에 학생 대표가 참석하지 못하다 보니 징계위가 솜방망이 처벌을 하면서 이런 문제도 생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