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명씩 한 방에서 자기도”… 선교단체 최대 3000명 1박 2일 ‘몰래 행사’

“20~30명씩 한 방에서 자기도”… 선교단체 최대 3000명 1박 2일 ‘몰래 행사’

김상화 기자
김상화 기자
입력 2020-10-12 22:40
업데이트 2020-10-13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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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상주서 모임… 집단감염 우려
강의 중 노래하고 코로나 음모론도 주장
참석자에 “전화 꺼라” “사진 지워라” 지시
市 “명단 확보·검사 시급… 경찰에 고발”
인터콥 “악의적 제보… 방역지침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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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예배 준비’ 교인간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온라인 예배 준비’ 교인간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8일 서울 관악구의 한 감리교회 입구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외부인 출입 금지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이 교회에 다니는 타 시도 거주자 2명이 5일 처음 코로나19에 확진된 뒤 7일까지 교인 2명이 추가로 양성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의 역학조사에 따르면 이 교회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이후 온라인 예배로 전환했으나, 온라인 예배를 준비하러 모인 교인간 접촉으로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2020.10.8 연합뉴스
경북 상주시가 지난 9~10일 신도 등 최대 3000명을 모아 1박2일 행사를 한 선교단체인 인터콥을 경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특히 방역 당국은 이번 행사가 코로나19 재확산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신속한 후속 대책 마련에 나섰다.

12일 상주시 등에 따르면 선교단체인 인터콥은 지난 9~10일 상주 화서면 인터콥 열방센터(연수원)에서 열린 1박2일 선교 행사에 3000여명이 아니라 500명 정도가 참가했고, 방역 당국에 450여명의 참석자 명단을 제출했다. 이에 따라 상주시 보건 당국은 인터콥이 제출한 참석자 명단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동시에 참석자들에게 선별검사를 받도록 할 예정이다. 또 경찰에 고발할 계획이다. 해당 기간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50인 이상의 집회가 금지된 기간이었다. 상주시 관계자는 “이 선교 행사가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면서 “이른 시간에 정확한 참석자 명단을 확보, 전수검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인터콥이 주관한 이날 선교행사 참석자들은 첫날인 9일 오후 대강당과 소강당 등에서 오후 11시까지 선교사 강의를 들었고, 다음날에도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같은 방식으로 선교사 강의가 이어졌다. 일부는 자리가 모자라자 소강당에서 화상으로 강의를 들었고, 외국인들도 참석해 5개 외국어 동시통역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틀간 선교 행사 참석자 대부분은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강의 중에 노래하고 뛰고 울부짖는 일도 있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한 참석자는 “선교사가 세계 종말론을 설명하고, 빌 게이츠 등 세계 갑부 8명이 코로나19를 퍼뜨려 불필요한 사람을 제거하는 것이라며 음모론을 펼쳤다”고 주장했다. 참석자들은 연수원 내 숙소에서 20∼30명씩 한 방에서 잠을 자고, 주로 도시락으로 식사했다고 한다. 또 주최 측은 참석자에게 휴대전화를 모두 끄도록 지시하고, 사진을 찍을 경우 현장에서 모두 삭제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인터콥 측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했고, 도시락도 야외에서 먹었다”면서 “누군가 악의적으로 제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터콥은 초교파적 복음주의 선교단체다. 주로 선교사 교육과 청소년 및 예비신도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단체는 1983년 8월 개척 선교에 헌신한 소수 대학생에 의해 설립됐다고 홈페이지에 밝혔다.

상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2020-10-1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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