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속출에도 영업 강행…창원 농협마트 조합장 “사퇴 생각 없어”

확진자 속출에도 영업 강행…창원 농협마트 조합장 “사퇴 생각 없어”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1-08-11 12:20
업데이트 2021-08-11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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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남창원농협마트 조합장 대시민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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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발생 와중에 영업강행한 남창원농협 대시민 사과
확진자 발생 와중에 영업강행한 남창원농협 대시민 사과 경남 남창원농협 마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이를 숨긴 채 사흘간 영업을 강행한 것과 관련, 11일 농협 창원시지부 3층 회의실에서 백승조 남창원농협 조합장이 큰절로 대시민 사과를 하고 있다. 2021.8.11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쏟아지는데도 직원 입단속까지 시키며 영업을 강행한 경남 남창원농협마트가 대시민 사과에 나섰다.

농협 창원시지부 지역농협 중 하나인 남창원농협 관할 유통(마트)·금융점포를 총괄 대표하는 백승조 남창원농협 조합장은 11일 창원시지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코로나 사태에 대해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2일 첫 확진자 발생에 직원 입단속만
마트 측은 지난 2일 처음으로 근무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이를 공개하지 않고 사흘간 영업을 강행했다.

이 과정에서 최초 확진자 발생 직후인 3일 “영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직원 입단속까지 한 사실이 추후 드러났다.

마트 측이 영업을 강행하는 동안 3일엔 6명, 4일에도 6명(가족 1명 확진 별도)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매장 안에서만 13명의 확진자가 쏟아진 뒤인 4일 오후 6시쯤이 되어서야 영업 중단을 결정했다.

마트서 55명 확진…검사 대상자 1만 8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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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기다린 코로나19 검사 대기 줄
2시간 기다린 코로나19 검사 대기 줄 5일 오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용지문화공원 내 마련된 코로나19 임시선별진료소에 많은 시민을 줄을 서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한 시민은 “2시간 동안 기다렸는데 아직 반밖에 이동을 못 했다”고 토로했다. 2021.8.5
연합뉴스
창원시는 당일 오후 8시쯤 재난문자를 보내 마트 방문자들에 대한 검사를 권고했다.

그 결과 최초 확진자를 포함해 마트에서 11일 오전 현재까지 55명이 확진됐고, 검사 대상자는 1만 8000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임시선별진료소가 차려졌던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창원 지역 검사자는 총 4만 4800여명으로, 이들 중 40%에 이르는 인원이 마트 관련자였다.

첫 사과는 네이버 밴드에一엿새 뒤에야 직접 사과
남창원농협 마트 네이버 밴드 사과문
남창원농협 마트 네이버 밴드 사과문
그런데도 마트 측은 지난 5일에서야 일부 고객만 가입한 네이버 밴드를 통해 ‘남창원농협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명의로 ‘고객 사과문’을 냈다.

그리고 엿새가 지나서야 조합장이 직접 나서 고개를 숙인 것이다.

백 조합장은 “어떠한 사죄의 말씀으로도 고객분들의 감정을 위로할 수 없다는 점을 안다”며 “조합장으로서 큰 책임을 느끼며 이 부분에 대해 방역 당국과 협의해 조금이나마 시민 여러분께 죄송한 마음이 전달될 수 있도록 조속히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유사 상황 발생 때 “발열체크 등 방역수칙을 더 철저히 준수하고, 코로나 관련 정보 접수 때 고객용 밴드, 카카오톡 등을 통해 신속·투명하게 정보를 전달·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첫 사과문이 네이버 밴드를 통해 나온 데 대해 백 조합장은 “밴드 등에 사과문을 전달해서 기자회견까지는 (생각을 못했다. 저를) 평범한 시민으로 생각해서 그렇다. 그렇게 하지 못해 죄송하고 늦어서 미안하다”고 발언했다.

“검사 비용 청구하라” 시민들 항의 빗발쳐
단기간 검사 폭증으로 인한 불편과 마트발 지역사회 감염 확산의 책임이 시와 마트 모두에게 있다는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마트 측을 상대로 진단검사 비용 등을 청구해야 한다거나 불매운동을 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소상공인 피해 우려” 변명…사퇴 가능성 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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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발생 와중에 영업강행한 남창원농협 대시민 사과
확진자 발생 와중에 영업강행한 남창원농협 대시민 사과 경남 남창원농협 마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사흘간 영업을 강행한 것과 관련, 11일 농협 창원시지부 3층 회의실에서 백승조 남창원농협 조합장이 허리 숙여 대시민 사과를 하고 있다. 2021.8.11
연합뉴스
이렇게 항의가 빗발치는 와중에도 백 조합장은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질의응답에서 “(납품업체 소상공인들이 있는) 농협 구조상 단번에 문을 닫아서는 소상공인들한테 피해가 갈 것을 우려했다”라거나 “다른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사례를 보고 영업을 이어간 것”이라며 변명을 덧붙였다.

그러면서 “사퇴까지는 생각해본 적은 없고 이번 주말까지 방역 당국과 협의해 시민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 수 있는 부분들을 의논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창원시, 법적조치 검토…시 대응 문제점도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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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하는 허성무 창원시장
브리핑하는 허성무 창원시장 허성무 경남 창원시장이 6일 남창원농협 마트 집단검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1.8.6
창원시 제공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 겸 보건복지부 장관도 이날 오전 열린 중대본 회의에서 “직원 중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는 와중에도 사흘간 영업을 강행”했다며 남창원농협 마트를 강하게 비판했다.

권 1차장은 “이는 우리 공동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로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관할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구상권 청구를 비롯해 취할 수 있는 모든 행정·법적조치를 즉각 시행해달라”고 촉구했다.

창원시는 남창원농협 마트에 집단감염 책임을 묻기 위한 대응책을 검토 중이다.

창원시는 “구상권 청구를 비롯해 행정·법적 조치가 가능한지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또 영업장 폐쇄 등 강제할 수 있는 행정명령이 있는지 법리 해석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들은 창원시 역시 제때 조치를 취하지 않아 사태를 키웠다고 지적하고 있다. 마트 측에 영업 중단을 강제할 법적 권한은 없다고 해도 코로나19 4차 대유행 속에서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것이다.

창원시는 행정 차원에서 대응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는지 내부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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