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번 날 사복 차림의 ‘소방관들’…인명 피해 막았다

비번 날 사복 차림의 ‘소방관들’…인명 피해 막았다

윤예림, 이범수 기자
입력 2023-07-06 16:00
업데이트 2023-07-0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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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소방서 소속 구조대원 8명
강원 춘천 한 고깃집서 불나
비번날 인근서 소식 듣고 현장으로
고깃집에 있던 소방관 2명도 도와
초기 진화…인명피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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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깃집 화재 초기진화에 나섰던 춘천소방서 소속 구조대원들. (김영필 춘천소방서 119구조대장 제공) 연합뉴스
고깃집 화재 초기진화에 나섰던 춘천소방서 소속 구조대원들. (김영필 춘천소방서 119구조대장 제공) 연합뉴스
불이 난 식당 근처에서 쉬는 날을 보내던 소방관 10명이 재빨리 불길을 초기 진화해 더 큰 피해를 막았다.

6일 강원 춘천소방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35분쯤 강원 춘천시 퇴계동 한 고깃집에서 불이 났다. 식당 전체가 순식간에 연기로 뒤덮이고 연통 사이로 불꽃이 튀는 등 자칫 큰불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비번인 동료 7명과 쉬는 날을 즐기던 김영필(57·소방경) 춘천소방서 119구조대장은 동료에게 이 사실을 전해 들었다. 이들은 불이 난 고깃집에서 일찍이 식사를 마치고 인근 노래방에서 쉬는 날을 즐기던 중이었다.

이들 8명은 즉시 119에 신고한 뒤 현장으로 달려갔다. 이들이 도착했을 때는 고깃집 연통 한 곳에서 시작한 불이 연통관 전체에 번져있었다. 김 소방경과 동료들은 식당 내부에 남아 있던 직원, 손님들을 대피시킨 후 비치된 소화기 5개를 이용해 초기 진압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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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소매, 반바지 차림으로 비번 날 화재 현장에 뛰어든 소방관들. (김영필 춘천소방서 119구조대장 제공) 연합뉴스
반소매, 반바지 차림으로 비번 날 화재 현장에 뛰어든 소방관들. (김영필 춘천소방서 119구조대장 제공) 연합뉴스
그러나 연통관이 밀폐된 탓에 소화기로 불길을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하기 전 불이 더 번지지 않도록 김 소방경과 동료들은 대야, 플라스틱 물통 등에 물을 퍼와 불이 난 지점에 직접 물을 뿌리기 시작했다.

반바지, 반소매 차림으로 갑작스레 화재 현장에 달려온 탓에 자신들의 몸을 보호할 최소한의 장비도 없었으나, 이들은 초기 진화에 사력을 다했다.

당시 고깃집에 있던 양구소방서 구조대원 이광진 소방장과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 소속 전재홍 소방장도 손을 보탰다.

다행히 불은 더 이상 번지지 않았고 소방차가 도착하면서 20분 만에 불길이 완전히 잡혔다. 다친 사람은 없었고 연통관 소실, 식당 벽 그을림 등 재산 피해만 발생했다.

김 소방경은 “화재라는 건 임계점이 지나면 순식간에 연쇄적으로 확 번지게 돼 있다”면서 “대형화재를 막기 위해 동료들과 물을 뿌려가며 소방차가 오기 전까지 냉각 조치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함께 진화에 나섰던 춘천소방서 119구조대 소속 김용원 소방위, 백종효 소방장, 김석훈·홍지환·양훈철·유성규 소방교, 이정오 소방사는 “소방관이라면 당연히 했을 일”이라면서 “소방관으로서 사명을 잊지 않고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했다.
윤예림 인턴기자·이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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