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선관위서 중국간첩 99명 체포” 스카이데일리 압수수색

경찰, “선관위서 중국간첩 99명 체포” 스카이데일리 압수수색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입력 2025-04-09 16:41
수정 2025-04-0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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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스카이데일리 ‘선거연수원 체포 중국인 99명 주일미군기지 압송됐다’ 기사 화면.
16일 스카이데일리 ‘선거연수원 체포 중국인 99명 주일미군기지 압송됐다’ 기사 화면.


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선거연수원에서 중국인 간첩 99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한 스카이데일리 본사를 경찰이 9일 압수수색 했다. 수사 착수 약 두 달만의 강제수사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오전 9시부터 약 3시간 동안 서울 강남구 스카이데일리 사무실과 소속 기자 등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허위 기사를 게재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극우 인터넷 매체인 스카이데일리는 1월 16일 ‘선거연수원 체포 중국인 99명 주일미군기지 압송됐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미 군 당국이 경기 수원시 선관위에서 체포한 중국인 간첩들을 주일미군기지로 압송했다”라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정통한 미군 소식통’을 인용해 “체포된 중국인 간첩 99명이 평택항을 거쳐 일본 오키나와 미군기지로 이송됐다. 이들은 미군의 심문 과정에서 선거 개입 혐의 일체를 자백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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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와 5·18기념재단은 31일 조정진 스카이데일리 대표를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광주경찰청에 고발했다. 5·18기념재단 제공
광주시와 5·18기념재단은 31일 조정진 스카이데일리 대표를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광주경찰청에 고발했다. 5·18기념재단 제공


“선거연수원 민간인 감금” 보도 와전…유튜브 가짜뉴스 기사로해당 보도는 전혀 다른 내용의 기사가 유튜브를 거치며 사실처럼 보도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 중론이다.

작년 12월 24일 주간지 시사IN(시사인)은 ‘12·3 선관위 연수원에서 실무자·민간인 90여명 감금 정황’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단독 보도한 바 있다.

이 매체는 복수의 선관위 관계자를 인용, 계엄 선포 당일 수원 선거연수원에 선관위 공무원 등 민간인 90여명이 머물렀는데 숙소 각 층에 사복 차림의 남성들이 배치됐고 민간인들이 방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통제했다고 전했다. 계엄 사태를 비판하는 취지였다.

하지만 극우 성향 유튜브 채널이 이 기사를 인용하면서 전혀 새로운 내용으로 와전됐다.

이튿날 ‘신인균의 국방TV’에서 신인균씨는 “선거연수원에 감금됐던 인물들에 대해 침묵을 지키는 이유는 한국인이 아니거나 어딘가로 연행됐기 때문”이라며 최초로 ‘중국인’을 거론했다.

신씨는 “시사인이라는 좌파언론이 똥볼을 찼다”라며 민주당과 선관위, 주류 언론이 감추려던 사실이 폭로됐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는 시사인 기사에 달린 ‘선거 조작을 위해 들인 중국인 해커 아니냐’라는 윤 대통령 지지자 댓글을 들었다.

스카이데일리는 이튿날 ‘선관위연수원 중국인 해커부대 90명 누구인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신씨가 거론한 ‘중국인’을 ‘중국인 해커부대’로 둔갑시켰다.

같은 날 황교안 전 국무총리도 인터넷 매체에 ‘계엄 날, 선관위 연수원 90명이 중국인 해커라고?’라는 기고를 냈다.

이후 ‘보안사’ 등 극우 유튜버까지 가세하면서 중국인 간첩의 선거개입설은 사실처럼 퍼졌다.

급기야 스카이데일리는 중국인 간첩단이 한미 공조로 체포됐다며 풍문을 사실로 확대·재생산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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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사령부는 20일(현지시간)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한미 군 당국이 경기 수원시 선관위에서 체포한 중국인 간첩들을 주일미군기지로 압송했다’는 한국 극우 매체 스카이데일리의 보도는 “전부 가짜”라고 전면 반박했다. 2025.1.20 엑스
주한미군사령부는 20일(현지시간)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한미 군 당국이 경기 수원시 선관위에서 체포한 중국인 간첩들을 주일미군기지로 압송했다’는 한국 극우 매체 스카이데일리의 보도는 “전부 가짜”라고 전면 반박했다. 2025.1.20 엑스


선관위·주한미군 “가짜 뉴스”…스카이데일리 “기자 믿는다”해당 보도가 사실처럼 확산하자, 선관위는 물론 주한미군사령부까지 나서서 “가짜 뉴스”라고 반박했다.

선관위는 “계엄 당시 선관위 공무원을 대상으로 교육 중이었고 공무원 88명과 외부 강사 8명 등 96명이 연수원에 머무르고 있었다”며 “계엄군은 선거연수원 청사 내로 진입도 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계엄군 급습과 중국인 체포 모두 가짜뉴스라는 취지였다.

주한미군사령부도 이례적으로 “전부 가짜”라며 해당 보도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주한미군사령부는 “언급된 ROK(대한민국) 언론 기사에서의 미군에 대한 묘사와 주장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entirely false), 주한미군은 임무 수행에 전념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 신뢰를 깨뜨릴 수 있는 잘못된 정보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책임 있는 보도와 사실 확인을 촉구한다”라며 유감을 표했다.

그러나 스카이데일리는 사실 보도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조정진 스카이데일리 대표는 JTBC에 “(기사에) ‘확인됐다’라고 썼지 않느냐. 이런 단어 잘 안 쓴다. (보통은) ‘알려졌다’라든가 근데 ‘확인됐다’라는 단어를 쓰면 나는 OO기자를 믿는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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