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터로 풀려다 화재 가능성
30일 오전 0시 41분쯤 경기 포천시 군내면의 한 요양병원에서 불이 나 치매 환자 유모(59)씨가 숨지고 4명이 유독가스를 마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불이 나자 직원 8명이 환자들을 대피시켰으나 불은 병실 일부를 태우고 소방서 추산 4000여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낸 뒤 20여분 만에 진화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불이 난 병실은 7인실로 7개의 침대 중 숨진 유씨가 사용한 침대만 불에 탔다. 유씨는 발견 당시 한쪽 손이 침대에 묶인 상태였으며 침대에서는 불에 탄 라이터와 담배 1갑이 발견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유씨가 담배를 피우다가 불똥이 침대에 튀면서 불이 났을 가능성, 라이터로 묶인 나머지 한 손을 풀려다 불이 났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병원 측의 과실이 있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다.
요양원 측은 경찰 조사에서 “유씨의 발작 증세가 심해 보호자에게 퇴원을 요구한 뒤 보호자 동의를 받아 빈 병실로 옮겨 양손을 묶어 놓았다”고 밝혔다.
불이 난 요양병원은 지상 1층, 연면적 399㎡ 규모로 환자 45명을 수용할 수 있는 7개 병실을 운영하고 있다. 화재 발생 당시 모두 19명의 환자가 입원 중이었으며 대부분 치매를 앓거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으로 조사됐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2013-07-31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