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母子 실종사건’ 미스터리

‘인천 母子 실종사건’ 미스터리

입력 2013-08-21 00:00
업데이트 2013-08-2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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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여성이 장남과 함께 홀연히 사라졌다. 그들의 행방은 8일째 오리무중이다.

차남이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고, 경찰은 이들이 살해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A(58·여)씨는 인천의 한 원룸 건물에서 미혼인 장남(32)과 함께 둘이 살았다. A씨가 소유한 이 원룸 건물의 매매가는 10억원 수준이다.

A씨는 그러나 지난 13일 오전 8시 30분께 집 근처 새마을금고 현금인출기에서 20만원을 인출한 뒤 행방이 묘연하다. A씨의 휴대전화는 집에서 발견됐다.

장남도 이날 이후 자취를 찾을 수 없다. 13일 오후 7시 40분께 친구와 전화 통화한 기록이 경찰에 확인된 그의 마지막 행적이다. 장남의 지갑·시계·차량은 집에 남아 있었고 휴대전화 위치추적으로도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기도 모 전자부품회사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던 장남은 14일 재계약을 앞두고 있었지만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다.

어머니 집에서 차로 30분 떨어진 곳에 살던 차남(29)은 16일 오후 4시 40분께 경찰에 어머니의 실종사실을 신고했다.

차남은 경찰에서 “13일 어머니 집에 갔는데 어머니가 없었다”며 “이틀을 그곳에서 잤는데도 어머니가 오지 않아 16일 경찰에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차남은 그러나 실종 신고 당시 형의 실종사실은 경찰에 알리지 않았다.

그는 “15일 오전 어머니 집에 함께 있던 형이 ‘어머니는 등산하러 갔다. 집에 가 있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15일 형을 봤다는 차남의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차남 진술이 사실이라면 장남의 통화기록이 13일 이후에도 나와야 하는 데 전혀 없기 때문이다.

경찰은 20일 차남을 상대로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벌였다. 조사에서 ‘어머니’, ‘형’ 등의 단어가 나올 때 음성 반응이 감지됐다. 경찰은 차남이 거짓말을 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차남의 은행계좌와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금융거래 내역과 통화기록 등을 분석하고 있다. 모자의 실종에 차남이 개입했다면 이를 뒷받침할 근거가 남아 있을 것이라는 추정에 따른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금전 문제 등으로 차남과 소원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남도 어머니와 갈등을 빚는 차남과 사이가 멀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배달업에 종사하는 차남이 13일 어머니 집에 찾아간 이유도 금전 문제 때문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전했다. 차남은 불면증을 앓고 있으며 게임중독 증세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차남을 용의 선상에 두고 수사하고 있지만 유력한 용의자로 거론하는 데에는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차남과 사이가 좋지 않은 모자가 잠시 차남을 피해 어딘가 잠적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여러가지 가능성을 놓고 다방면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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