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 중인 모친 길거리에 버려 숨지게 한 30대 영장

투병 중인 모친 길거리에 버려 숨지게 한 30대 영장

입력 2013-10-22 00:00
업데이트 2013-10-2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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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30대 남자가 신부전증으로 투병 중인 60대 어머니를 길거리에 버리고 달아나 어머니가 숨졌다.

22일 충남 서천경찰서에 따르면 정신분열증 환자인 김모(39)씨는 신부전증으로 투병 중인 어머니 전모(66)씨가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등 돌보기가 어려워지자 지난 9일 자신의 차량에 태워 서천군 판교면 판교리 판교파출소 앞에 내려둔 채 달아났다.

버려진 어머니 전씨는 파출소 근처를 배회하다 경찰에 발견됐다.

전씨는 “왜 거리를 배회하느냐”는 경찰의 질문에 “아무것도 묻지 말아 달라”며 말문을 닫았다.

경찰은 할 수 없이 서천군청의 협조를 얻어 전씨를 군내 한 복지시설로 옮겼으나 혈액투석 등 치료를 받지 못한 전씨는 이틀 후인 12일 새벽 이 복지시설에서 숨졌다.

경찰은 전씨가 숨진 뒤 예산군에 주소를 둔 전씨가 수십 ㎞ 떨어진 서천지역에 버려진 점 등을 수상히 여겨 아들 김씨를 추궁한 끝에 어머니를 유기한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 조사결과 천안의 한 아파트에 혼자 사는 김씨는 예산에 살던 어머니 전씨를 자신의 집으로 모셔와 수개월간 천안지역 병원에 다니며 치료를 받도록 했으나 어머니의 병이 심해지면서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자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경찰에서 “어머니가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등 병시중에 지쳐 서천의 길거리에 내려둔 채 달아났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또 김씨가 어머니를 유기하기 위해 아파트를 나서면서 어머니를 폭행한 사실도 아파트 엘리베이터 CCTV를 통해 확인했다.

서천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정신질환자인 김씨의 진술이 분명치 않아 더 자세한 내용은 파악하지 못했다”며 “정부 지원금을 받아 어렵게 살던 김씨가 병원비와 병간호의 어려움을 견디지 못해 어머니를 유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 존속 유기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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