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처 침입’ 공시생, 시험지 훔쳐 교내 선발시험 봤다

‘인사처 침입’ 공시생, 시험지 훔쳐 교내 선발시험 봤다

이민영 기자
이민영 기자
입력 2016-04-08 22:52
업데이트 2016-04-08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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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1월 대학 추천 선발 과정 수사 중

교내 시험 평균 81.7점… 전국 2등 차지
지난달 본시험은 45점 받아 편차 커
“공무원 학원서 문제·답안지 훔쳐” 자백


인사혁신처에 침입해 공무원시험 성적을 조작한 혐의로 구속된 송모(26)씨가 자신이 다니던 대학의 자체 선발시험에서도 시험지와 답안지를 훔쳤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특수수사과 관계자는 8일 “송씨가 지난 1월 8, 9, 10일 세 차례에 걸쳐 대학 선발시험을 주관하는 서울 M공무원학원에 들어가 문제지 1부와 답안지 2부를 훔쳤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지역인재 7급’ 시험에 응시하려면 출신 대학에서 지역 인재 추천을 받아야 한다. 송씨가 나온 대학의 경우 올해 학생 7명에 대한 추천권이 있었으나 추천 희망원을 낸 학생은 30명으로 4배가 넘었다. 대학 측은 30명에게 지난 1월 23일 서울 M공무원학원에서 공직적격성평가(PSAT) 모의고사를 보게 했고, 여기에서 성적순으로 7명을 선발했다.

송씨는 3개 과목(상황판단·자료해석·언어논리) 평균 81.7점(총점 245점)을 받아 교내 응시자 30명 중 1등을 차지했고 전국 응시자 277명 중에서는 2등을 했다. 상황판단은 85점으로 전국 1위였다. 그러나 송씨는 지난달 5일 치른 본시험에서는 평균 45점밖에 얻지 못해 편차가 너무 컸고 경찰은 이 점을 의심했다.

송씨가 다니던 대학 측은 모의고사 이틀 뒤인 1월 25일 학생들의 답안지를 M공무원학원으로 보냈고, 학원 측은 이를 26일 받았다. 학원은 채점 결과를 하루 뒤인 27일 밤 11시 이메일을 통해 PDF 파일로 대학 측에 보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송씨가 성적을 조작할 시간도 부족했고 방법도 없었을 것으로 보고 시험지 유출에 대해 수사해 왔다.

경찰 관계자는 “통신 내역을 수사하는 도중 지난 1월 초 송씨가 신림동을 방문한 사실을 확인했고, 그 이유를 집중 추궁해 자백을 받았다”며 “침입 방법과 훔친 시험지 및 답안지를 어떻게 활용했는지 등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곧 M공무원학원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무실 보안 관리 실태 등을 수사할 계획이다. 학원 관계자는 “문제지나 답안지가 유출된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2016-04-0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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