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잡은 바다수영대회… 1000명 참가에 구급차는 1대

사람 잡은 바다수영대회… 1000명 참가에 구급차는 1대

입력 2016-08-07 22:58
업데이트 2016-08-08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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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속 강행 2명 탈진 숨져

“심장제세동기 찾았지만 없어”
전신수트 탓 호흡 곤란 추정도

전남 여수 전국바다수영대회에서 발생한 참가자 2명의 사망사고는 주최 측의 허술한 준비와 미흡한 안전관리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또 참가자가 입은 고무 재질 수영복도 원인으로 추정되는 등 곳곳에서 문제점이 드러났다.

지난 6일 전남 여수시 소호동에서 열린 ‘제9회 여수 가막만배 전국바다수영대회’에 참여한 강모(64)씨와 조모(45·여)씨는 1㎞ 수영 도중에 갑자기 탈진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주최 측은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단계인 준비운동도 진행하지 않았다. 수영대회에서는 사전에 체조강사의 지도 아래 단체로 준비운동을 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러나 참가자들은 이날 어떤 준비운동도 없었다고 전했다.

기본적인 안전 수칙도 지키지 않았다. 계획대로라면 3개 그룹이 30분 단위로 출발해야 하지만 주최 측은 시간을 단축한다며 첫 팀이 출발한 지 5분 만에 다음 팀을 출발시켰다. 3개 팀 300여명이 뒤섞여 오간 탓에 안전요원이 제대로 관리를 할 수 없었다.

인명구조요원 교육용 교재에는 여름철 정오가 넘고 수온이 27도 이상이면 수영을 삼가는 것이 좋다고 권고한다. 이날 온도는 35도 안팎이었는데 대회 측은 수온도 재지 않았다. 참가한 동호인들은 “물에 들어갈 때 뜨거움을 느낄 정도로 수온이 높았다”고 전했다.

응급 시스템도 미흡했다. 1000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대회였으나 주최 측이 준비한 구급차는 1대, 심장 제세동기도 1대뿐이었다. 숨진 조씨의 딸 김모(24)씨는 “엄마가 보트에서 실려와 심장 제세동기를 가져오라고 소리치는데 제세동기가 없었다. 현장에 구급차도 없어 119를 부를 때까지 심폐소생술만 하는 동안에 30여분이 흘렀다”고 분개했다.

손목까지 감싸는 전신 슈트도 문제로 여겨진다. 노약자나 여성들은 전신 슈트를 입으면 심장을 압박해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순간적으로 숨을 쉴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찜통더위에 전신 슈트까지 착용하면 열이 몸 밖으로 발산되지 않아 탈수 현상도 나타난다는 것이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2016-08-0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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