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각광받는 ‘느린 우체통’…곳당 연간 엽서 수만통 접수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각광받는 ‘느린 우체통’…곳당 연간 엽서 수만통 접수돼

김상화 기자
김상화 기자
입력 2020-12-15 10:36
업데이트 2020-12-15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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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관광지 등 321곳에 느린 우체통 설치
창원 콰이강의 다리’, 경주 보문관광단지 느린 우체통 연간 엽서 수만통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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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사명대사공원에 설치된 ‘느린 우체통’ 김천시 제공
김천 사명대사공원에 설치된 ‘느린 우체통’ 김천시 제공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각광을 받고 있는 언택트(비대면) 관광지에 ‘느린 우체통’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느린 우체통이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에게 추억과 낭만을 선사하면서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에 설치된 느린우체통은 모두 321개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이 91곳(전체의 28.3%)으로 가장 많다.

이어 경기·인천 49곳, 강원 46곳, 부산·경남·울산 42곳, 충청 29곳, 전북 25곳, 전남 22곳, 서울 9곳, 제주 8곳 등의 순이었다.

느린 우체통은 주로 지역의 유명 관광지나 공원, 사찰, 기차역 등에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느린 우체통 사업은 우체국·지자체·공공기관이 폐우체통을 활용하면서 시작됐다.

2009년 5월 인천 영종대교기념관(현 영종대교휴게소)에 처음으로 설치된 후 전국 곳곳으로 확대되고 있다.

늦어도 3일이면 도착하는 일반 우편과 달리 느린 우체통에 접수된 우편은 일정기간(1개월~1년)이 지나야 배달된다.

장소별 특색이 담긴 사진을 배경으로 한 엽서가 비치돼 있으며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지자체 등은 우체통에 쌓인 엽서를 모아 우체국을 통해 무료로 발송해 준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한 해 수 천~수 만 통의 엽서가 접수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경남 창원시 명물인 저도 연륙교 ‘콰이강의 다리’에 세워진 느린 우체통에는 지난 6월까지 10만통의 엽서가 쌓였다.

2017년 3월 이 곳에 느린우체통 2개가 설치된 지 3년여 만이다.

우체통 하나는 1달 뒤 배달하는 엽서를, 나머지 하나는 1년 뒤 전달하는 엽서를 받는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지난해 경주 보문관광단지 느린 우체통에 접수된 2만 2805통을 발송했다.

2015년 하반기에 시작한 느린 엽서는 2015년에 1897통, 2016년 4775통, 2017년 1만 8583통, 2018년 2322통으로 꾸준히 늘었다.

이런 가운데 포스트 코로나(코로나19 이후) 시대를 맞아 인기를 끌고 있는 비대면 관광지에 느린 우체통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충남 서천군은 최근 서천종합관광안내소를 비롯해 마량리 동백나무 숲, 신성리갈대밭, 춘장대해수욕장, 문헌서원, 국립생태원 등 주요 비대면 관광지 6곳에, 경북 김천시는 지난달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사명대사공원과 부항댐 등 2곳에 각각 느린 우체통을 설치했다.

김성조 경북문화관광공사 사장은 “소중한 추억과 설레는 기다림을 배달하는 느린 우체통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더 많은 분께 행복을 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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