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B형 4∼5등급 이하 A형으로 가나…지원 ‘고심’

영어 B형 4∼5등급 이하 A형으로 가나…지원 ‘고심’

입력 2013-06-26 00:00
업데이트 2013-06-26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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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선택 17.7%에서 30% 선으로 늘어날 수도자연계열용 국어 A형 한문제 틀려도 당락에 영향9월3일 모의평가 후 9월4∼6일 수능선택·수시 지원 결정 시기

26일 발표된 6월 모의평가 결과에서 영어 A형과 B형 응시생들의 학력차가 뚜렷하게 확인돼 선택유형 이동이 예상된다.

중상위권 대학이 영어 B형 등급을 수시모집 최저학력기준으로 요구하거나 정시모집에서 가산점을 줘 영어 B형 선택자가 이번 모의평가에서 82.3%에 달했다.

그러나 A형과 B형의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가 11점에 달하고 B형의 만점자가 6천511명(1.32%)인데 비해 훨씬 쉬웠던 A형 만점자는 243명(0.23%)에 그치는 등 B형 응시자들이 A형보다 월등히 높은 학력 수준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중하위권 학생들은 A형으로 이동하는 것이 점수나 등급에서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이동의 폭이다. 입시전문가들은 이번 모의평가 영어 B형에서 5등급 이하인 응시생들은 A형으로 옮기는 것이 유리하다는 데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4등급도 유·불리를 따져 유형 전환을 고민해야 한다. 가산점을 받더라도 표준점수 차이를 극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가령 영어 B형의 5등급 커트라인이 표준점수 94점, 영어 A형의 1등급은 136점이므로 A형을 봤다면 1등급을 받았을 학생이 B형을 선택해 5등급을 받았다면 표준점수에서 42점을 손해 본다.

이 학생이 지원한 대학에서 B형에 44.7%의 가산점을 주지 않는 이상 이 학생은 A형을 보는 것이 유리하다.

마찬가지로 영어 B형 5등급이 영어 A형의 2등급, 3등급이 된다고 해도 표준점수 차이를 극복하려면 B형 가산점 비율이 36.2%, 25.5%이 돼야 한다.

그러나 B형에 가산점을 주는 대학의 가산점 비율 현황을 보면 대부분이 20% 수준이다.

가산점 비율이 30%로 가장 높은 대학은 안동대, 광주대 등 5개교, 25%는 영남대, 계명대, 한림대 등 8개교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20% 이하다.

이런 가산점 비율이라면 영어 B형의 5등급보다 영어 A형의 2등급이 표준 점수 면에서 유리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영어 B형에서 4등급 이하는 영어 A형으로 갈지 결심을 해야 한다. A형과 B형은 교재가 다르고 공통지문이 30% 밖에 안된다”며 “자존심이나 부적절한 욕망 때문에 그나마 좋은 대학에 진학할 기회를 놓치는 것보다 현실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이사는 “영어 B형에서 5등급 이하를 받으면 가산점을 받더라도 영어 A형의 1등급 점수에 미치지 못하므로 A형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영어 A형으로 전환한 뒤 7∼8월에는 전략 과목에 집중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중상위권 대학이 영어를 B형으로 지정하고 있는 만큼 영어 A형으로 전환하는데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국어와 수학이 평균 5등급 미만이면 현실적으로 영어 B형을 선택할 이유는 없지만 영어 점수가 안되더라도 국어와 수학으로 등급 기준을 맞출 수 있다면 B형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이번 채점결과 발표로 영어 A형 선택비율이 점차 늘어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실제 최근 증가 추세이기도 하다.

영어 A형 선택비율이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 때 12.4%에서 6월 모의평가 17.7%로 늘어난 데 이어 오는 7월에 볼 전국연합평가에서는 20.0%까지 올랐다.

영어 A형으로 돌아서는 응시생들이 많아지면 영어 B형에서 상위 등급을 얻기 더 어려워질 수 있는 것도 변수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실제 수능에서는 영어 A형은 약 30% 가까이 응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모의평가에서 5등급 이하를 받은 수험생들이 영어 A형을 응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영어 B형 응시자들의 등급은 이번 모의평가에 비해 상당히 내려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수험생들이 중상위권 대학 진학의 꿈을 포기하지 못해 이동폭이 그다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수시모집에서 최저학력기준을 맞추지 못해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32개 대학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다소 완화했지만 수준별 수능에 따른 등급 하락을 고려하면 응시생들이 이 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실제 지난해에도 일부 대학에서 수능 최저 기준 미달로 수시모집에서 학생을 뽑지 못하고 정시 모집으로 이월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재수생도 고려 대상이다. 실제 수능에는 대학을 다니면서 수능을 보는 ‘반수생’이 가세해 재수생수가 모의평가 때의 배로 늘어난다.

재수생들은 재학생에 비해 성적이 높아 매년 수능 1∼2등급에서 재수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30∼35%에 달한다. 모의평가 성적만 믿고 대학에 지원했다가 실제 수능에서 등급이 떨어져 낭패를 볼 수 있다.

국어의 경우 평가원의 설명과 같이 A형이 B형보다 쉽게 출제됐지만 A형 상위권에서도 변별력이 있도록 출제됐다.

다만 이번 모의평가에서 A형 만점자가 1.89%(5천747명) 나올 정도로 자연계와 인문계 수험생의 실력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국어 A형에서 한 문제를 틀려도 당락에 큰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올 수능 원서접수는 8월22∼9월6일이며 9월3일 평가원의 모의평가가 있고 수시모집 원서접수 기간은 9월4∼13일이다.

이에 따라 9월4∼6일은 수험생들이 수능 A/B형을 선택하고 수시모집 지원 대학을 결정할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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