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도 못 참은 교학사 중대 오류 3가지

교육부도 못 참은 교학사 중대 오류 3가지

입력 2013-10-22 00:00
업데이트 2013-10-2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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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3·1운동 한계점 부각 ② 이승만 평가 과장 ③ 독도 ‘무인도’ 지칭

역사왜곡 논란의 시작점이 된 교학사 교과서 역시 이번 교육부의 수정·보완 권고에서 비켜나지 못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업적을 과장하거나 친일 행적을 미화하고, 일본의 주장을 그대로 채택한 부분에서 중점적으로 수정·권고 명령이 내려졌다. 8종 교과서 가운데 가장 많은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는 교학사 집필자인 이명희 공주대 교수가 “결코 일제의 지배와 대한민국 시대의 독재를 미화하지 않았으며 일제 식민통치와 독재시대의 역사도 정면으로 바라보고자 했을 뿐”이라고 주장한 것과 배치돼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심은석 교육부 교육정책실장이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지난 8월 말 국사편찬위원회의 검정 실사를 통과한 고교 한국사 교과서 8종에 대해 829건의 수정·보완 권고사항을 해당 출판사에 통보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심은석 교육부 교육정책실장이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지난 8월 말 국사편찬위원회의 검정 실사를 통과한 고교 한국사 교과서 8종에 대해 829건의 수정·보완 권고사항을 해당 출판사에 통보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는 우선 교학사 교과서의 오류로 3·1운동의 한계점을 부각한 점과 항일인사 미화 논란을 빚은 시인 최남선, 동아일보 창업주 김성수에 대한 부분을 꼽았다. 교학사 교과서는 254쪽에서 ‘3·1운동이 갖는 한계점은 무엇이었을까’라고 질문을 던지며 생각해보는 코너를 마련했지만, 교육부는 적절치 않다고 보고 ‘3·1운동의 영향이나 의의를 묻는 질문이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의견을 내놨다.

교육부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 역시 과장된 부분이 있다고 봤다. 276쪽에서 교학사 교과서는 ‘만주의 한국인’을 이승만의 저서라고 소개했지만 교육부는 ‘만주의 한국인들’이 정확한 제목이고 일본의 만주 침략 과정을 조사한 ‘리튼 보고서’에서 발췌한 내용이라 이승만의 저서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우드로 윌슨 미국 대통령 사진이 실린 269쪽도 문제가 됐다. 교학사 교과서는 윌슨 대통령을 이승만 대통령의 지도교수라고 지칭했지만 교학사는 지도교수가 아닌 총장이었다고 수정을 권고했다. 이번 교육부의 판단은 진보성향 역사단체인 민족문제연구소가 제작한 역사 다큐멘터리 ‘백년전쟁’에서 주장한 내용과 동일하다.

독도에 대해 일본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지적도 나왔다. 교학사 교과서는 355쪽에서 ‘독도’를 ‘무인도’라고 지칭했지만 교육부는 ‘무인도’라는 표현이 일본이 주장하는 무주지(無主地) 선점론에 제시된 표현으로 검토가 필요하다고 수정·보완을 권고했다.

권고 사항이 마련되자 교학사는 기존 방침대로 수정·보완에 재빠르게 들어갔다. 김호영 교학사 홍보부장은 21일 “수정·보완 권고 부분에 대해 파악한 후 교과서와 대조 중이며 22일부터 본격적으로 작업에 들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면 7종 교과서 집필자들은 조만간 대책회의를 열어 교육부의 수정·보완 권고에 대한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2013-10-2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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