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 입시는 엄마몫? ‘바짓바람’이 필요하다

교육과 입시는 엄마몫? ‘바짓바람’이 필요하다

입력 2014-06-24 00:00
업데이트 2014-06-24 03:0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아버지가 자녀교육 참여할 때 학업스트레스 줄고 심리적 안정

자녀의 학습과 입시에 있어서 ‘치맛바람’과 다르게 ‘바짓바람’이란 용어는 낯설다. 하지만 아버지가 입시에 적극 참여하는 것은 단순히 가족구성원이 추가로 ‘입시 정보전’에 참여하는 것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고 입시 전문가들은 23일 설명했다. 입시라는 게 자녀의 진로, 진학, 학습태도를 결정짓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삼스러운 설명도 아니다. 교육학계 연구에서는 아버지가 자녀 교육과 입시에 참여할 때 자녀의 진로탐색 기회가 늘어나고, 학업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심리적으로 안정된다는 결과가 보고되어 왔다.

이미지 확대
어머니와는 다른 아버지만의 진로에 대한 신념과 관점을 지녔다는 점은 아버지가 자녀의 입시에 관심을 기울일 때 얻을 수 있는 최선의 효과 중 하나다.

특수목적고 진학을 고민하다가 서울에 살지만 자녀를 지방의 기숙사고에 보낸 아버지 이모씨는 “지방 명문고에서 선후배끼리 돈독해지고 부모와 떨어져 여러 상황을 부딪칠 기회를 주고 싶어 기숙사고를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원래 ‘자녀 공부는 어머니가 맡고, 아버지는 경제적 뒷받침을 하면 된다’는 주의였다고 한다. 막상 자녀의 진학을 고민할 시기가 되다보니 어머니와 아버지 간 시각차이를 분명하게 느꼈다. 그는 “어머니는 학원, 공부법 등 단편적 정보에 민감하고 아버지는 훗날 사회생활이나 직업 등을 고려하게 된다”면서 “서로 다른 시각을 놓고 함께 고민하니까 아이도 스스로 자신의 진로를 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인터넷소설을 즐겨 쓰는 아들을 위해 토론교육이 특화된 서울의 일반고를 선택한 아버지 정모씨는 “공부보다 소설쓰기에 몰두하는 아들 때문에 부부가 걱정을 많이 했다”면서 “작가를 꿈꾸는 아이의 생각이 확고한 데다 요즘에는 다양한 대입전형이 있으니 아이를 믿어보기로 했고 서로 부딪치는 일이 줄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진학사가 학부모 79명과 중·고교 학생 3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는 학부모와 자녀가 진로교육에 대해 동상이몽인 상황을 보여줬다. 몇 가지 직업을 놓고 고민하는 상황에 대해 자녀는 ‘진로를 정했다’고 생각하는 반면, 학부모는 ‘우리 아이는 진로를 못 정했다’고 단정짓는 식이다. 소통하며 이견을 좁히지 않은 채 대입을 치르게 되면, 한쪽이 크게 실망하는 ‘참사’가 벌어진다.

KACE부모리더십센터의 최수진 아버지교육강사는 “아이들은 진로를 정할 때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정작 아버지가 무관심한 상황은 비극적”이라고 진단했다. 자녀의 진로에 대해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최씨는 “지금부터라도 아이의 흥미를 듣고, 조건 없이 아이를 칭찬하고, 말하기가 어색하면 등이라도 툭 치고 손이라도 잡으며 소통을 시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아버지가 자녀의 학업과 입시에 더 깊이 개입할 수 있도록 서울신문은 5회에 걸쳐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의 칼럼을 연재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4-06-24 22면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