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폭염도 서울 거주자가 더 위험”

“같은 폭염도 서울 거주자가 더 위험”

입력 2012-08-06 00:00
업데이트 2012-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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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철·김호 교수팀 ‘기온 변화의 뇌경색 사망 영향’ 분석

최근 폭염이 계속되면서 열성질환에 의한 사망자가 잇따르는 가운데 같은 조건의 폭염이라도 서울 거주자가 더 위험하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돼 주목된다.


홍윤철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와 김호 서울대보건대학원 교수팀은 1992~2007년 기온의 변화가 뇌경색 사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여름철 기온이 섭씨 1도 오르면 지역별로 뇌경색 사망자가 최저 2.3%에서 최대 5.4%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뇌경색은 뇌의 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질환으로, ‘허혈성 뇌졸중’이라고도 한다. 폭염기에 이 질환이 더 위험한 것은 기온이 오르면 혈압이 떨어지고 수분이 소실돼 혈액순환에 더 심각한 장애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주목되는 것은 같은 수준의 기온 상승일지라도 서울의 뇌경색 환자 사망률이 다른 3곳의 조사 대상 지역보다 높았다는 점이다. 연구팀이 서울과 비교해 조사한 곳은 부산, 대구, 인천이었다.

이들 대도시 지역에서 기온이 1도 올랐을 때 뇌경색 사망 증가율은 인천 4.1%, 부산 3.6%, 대구 2.3% 등으로 서울의 5.4%보다 낮았다.

이런 지역별 편차에 대해 연구팀은 “평균기온이 높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좀 더 고온에 적응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홍윤철 교수는 “서울의 경우 보통 여름철 평균기온이 대구보다 낮은데, 갑자기 폭염이 닥칠 경우 상대적으로 더 큰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 논문은 관련 국제학술지(Int J Biometeorol) 최근호에 실렸다.

이런 가운데 연중 최고수준의 폭염이 2~3일 이상 지속되면 사망 증가율이 최대 13.5%까지 높아진다는 또 다른 연구결과도 나왔다.

손지영 서울대보건대학원 박사팀은 국내에서 연간 상위 3%의 온도에 해당하는 폭염이 이틀 이상 지속되면 사망 증가율이 폭염이 없을 때에 비해 1.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폭염이 3일 이상 지속되면 사망 증가율은 3.8%로 더 높아졌다.

특히 연간 상위 2%에 해당하는 고온의 지속 기간이 2일 이하였을 때의 사망 증가율은 8.5%였으나, 3일 이상일 경우에는 15.5%로 치솟았다.

김호 교수는 “보통 여름철에는 대기오염의 피해가 더 커지는데, 여기에 폭염이 더해지면 미세먼지와 오존에 의한 추가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면서 “우리나라도 여러 연구에서 폭염의 위해성이 확인된 만큼 노인과 영유아, 만성질환자, 쪽방 거주자 등은 폭염 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2012-08-06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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