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김용판, 화내면서 수색영장 막아”

권 “김용판, 화내면서 수색영장 막아”

입력 2013-08-31 00:00
업데이트 2013-08-31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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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수사외압 혐의’ 김용판 前서울청장 2차 공판… 권은희 당시 수사과장 증인출석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을 축소·은폐한 혐의로 기소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두 번째 공판에 권은희(송파서 수사과장)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받았던 부당한 압력에 대해 상세히 증언했다.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을 축소·은폐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용판(왼쪽)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에 대한 2차 공판이 열린 30일 오전 김 전 청장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이날 공판에 증인으로 참석한 권은희(오른쪽) 당시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은 시민에게 응원의 꽃다발을 받은 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을 축소·은폐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용판(왼쪽)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에 대한 2차 공판이 열린 30일 오전 김 전 청장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이날 공판에 증인으로 참석한 권은희(오른쪽) 당시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은 시민에게 응원의 꽃다발을 받은 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권 과장은 압수수색 영장 신청, 중간수사 결과 발표, 증거분석 범위 등에 대해 서울청의 압력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이범균) 심리로 30일 열린 공판에서 권 과장은 “충분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중간수사 결과 발표에 반발하자 이광석 당시 수서경찰서장은 ‘수사 지시가 아니라 행정 지시이니 이에 따르라’고 말했다”면서 “이를 놓고 수사팀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얼굴을 붉히고 목소리를 높이며 싸우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청은 수사를 총괄하는 권 과장을 배제하고 지난해 12월 16일 중간수사 결과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권 과장은 “서울청에서 자료를 먼저 받은 기자들의 전화가 빗발친 뒤에야 보도자료가 나왔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수사팀은 이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증거분석 범위를 두고서도 갈등이 있었다. 권 과장은 “김병찬 서울청 수사 2계장이 ‘피고발인이 동의한 파일만 열람해 분석해야 사생활과 직무상 비밀을 보호하고 수사를 신속하게 할 수 있다”면서 “(국정원 직원) 김씨를 증거분석에 참여시키려고 해 강하게 항의했다”고 말했다.

권 과장은 지난해 12월 12일 김 전 서울청장에게 국정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지 말라는 취지의 전화를 받았던 상황에 대해서도 말했다. 권 과장은 “경찰에 입문해 7년 동안 수사과장으로 일했지만 구체적 사건의 압수수색 영장과 관련해 지방청장에게 직접 지시를 받은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권 과장에게 이런 상황을 보고받은 이 서장도 “(김 전 청장이) 오전에는 설득이 됐었는데 오후에는 누구에게 무슨 말을 들었는지 설득도 안 되고, 막 화를 낸다”고 전했다.

앞서 김 전 서울청장은 지난해 대선 직전 ‘국정원 직원 댓글 사건’ 수사에서 검색 키워드 100개를 분석해 달라는 수서경찰서의 요청에 대해 4개로 간추릴 것을 지시하고 수사를 조기에 끝내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3-08-3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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