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성CP 의혹 현재현 회장 “상환 의사 있었다”

사기성CP 의혹 현재현 회장 “상환 의사 있었다”

입력 2013-12-17 00:00
업데이트 2013-12-17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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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비리’ 피의자 신분 소환

사기성 회사채·기업어음(CP) 발행 의혹 등을 받고 있는 현재현(64) 동양그룹 회장이 16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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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성 회사채·기업어음(CP) 발행과 고의적 법정관리 신청 의혹을 받고 있는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16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들어가던 중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사기성 회사채·기업어음(CP) 발행과 고의적 법정관리 신청 의혹을 받고 있는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16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들어가던 중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여환섭)는 이날 오전 9시 40분쯤 현 회장을 불러 밤늦게까지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중앙지검 청사에 나온 현 회장은 사기성 회사채 발행 의혹과 갚을 의사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당연히 있는 것 아니겠느냐. 자세한 건 조사를 통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로 인해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정말 죄송하다”며 “앞으로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구체적인 피해 구제 대책과 관련해서는 발언을 아낀 채 서둘러 조사실로 향했다. 이날 청사 정문에서는 동양그룹 피해자들이 ‘현 회장을 구속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검찰은 현 회장을 상대로 동양그룹의 자금 상환 능력이 없음을 알고도 기업어음을 발행토록 지시했는지, 개인 투자자들에게 사전에 충분한 투자 정보를 제공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동양그룹은 회사 경영 사정이 악화되자 부실을 감추고 분식회계와 허위 공시를 통해 기업어음을 대거 발행,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현 회장이 그룹 지배구조 유지를 위해 이 같은 어음 발행을 계획적으로 지시, 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모은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동양그룹은 2조원어치의 기업어음과 회사채를 판매하며 5만여명의 피해자를 양산했다. 앞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동양증권 노조는 “상환 의사와 능력이 없는데도 1000억원대 사채를 발행해 피해를 양산했다”며 현 회장과 정진석(56) 동양증권 사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금융감독원도 최근 현 회장과 정 사장이 임직원들에게 허위 사실로 CP 판매를 독려한 정황을 포착, 검찰에 관련 정보를 넘긴 상태다. 검찰은 이날 조사 결과에 따라 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또는 재소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가 상당히 진척된 상태”라고 밝혀 이르면 이달 중 수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2013-12-1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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