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억원대’ 우병우 처가 부동산, 넥슨코리아가 매입…진경준 주선?

‘1300억원대’ 우병우 처가 부동산, 넥슨코리아가 매입…진경준 주선?

이슬기 기자
입력 2016-07-18 08:35
업데이트 2016-07-18 08:35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이미지 확대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 참석한 우병우 민정수석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 참석한 우병우 민정수석 우병우 민정수석이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 참석해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넥슨코리아가 우병우(49) 청와대 민정수석의 처가가 갖고 있던 1300억원대의 부동산을 매입해줬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 수석은 구속된 진경준(49) 검사장과 서울대 법대 2년 선후배 사이로 대학 시절부터 절친한 사이로 알려져 진 검사장의 주선으로 부동산 거래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우 수석의 장인인 이상달 전 정강중기·건설 회장이 자신의 네 딸에게 상속한 서울 강남역 부근 1300억원대 부동산을 넥슨코리아가 매입해줬던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코리아는 진경준(49·구속) 검사장에게 주식을 공짜로 줘 126억원의 주식 대박을 터뜨리게 해준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김정주 NXC(넥슨 지주 회사) 대표가 세운 회사다.

조선일보가 입수한 등기부 등본을 보면 넥슨코리아는 2011년 3월 1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825-20과 21, 31, 34 등 일대 4필지의 토지와 건물을 1325억 9600여만원에 우 수석의 아내 등 4자매로부터 매입한 것으로 돼 있다. 토지는 4필지 합쳐 면적이 3371.8㎡(약 1020평)이다.

이곳은 지하철 2호선 강남역 1번 출구로부터 직선거리로 30~4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금싸라기 땅’으로, 넥슨은 토지 가격으로만 따지면 1평당 약 1억 3000만원씩 주고 샀다.

우 수석의 아내(48) 등은 2008년 7월 부친이 사망하자 상속세 납부 등을 위해 이 부동산을 팔려고 내놓았지만 2년 넘게 팔리지 않으면서 거액의 상속세 문제로 고민했다고 한다. 이 부동산을 2011년 넥슨코리아가 사들였다는 것이다. 넥슨은 1년 4개월 뒤 이 부동산을 매각했다.

우 수석은 2015년 2월 진 검사장이 차관급인 검사장으로 승진할 때 인사(人事) 검증을 담당하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책임자였다. 넥슨이 우 수석 처가의 ‘강남역 상속 부동산’을 매입해준 일 때문에 우 수석이 진 검사장의 넥슨 주식 보유를 문제삼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넥슨은 2011년 우 수석 아내 등으로부터 이 부동산을 사들이면서 “서울 강남에 신사옥을 지어 일부 직원을 입주시키고 건물의 나머지 부분은 사무실 등으로 임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무렵 넥슨은 이미 경기도 판교에 최신식 사옥을 건립 중이었다. 실제 넥슨은 이 땅을 사들인지 1년 4개월 만인 2012년 7월 부동산 개발 회사인 ‘리얼케이프로젝틑’에 1505억원에 매각하면서 서울 사옥 계획을 접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우 수석 아내 등이 상속받은 토지를 넥슨에 넘길 즈음의 공시지가는 1평당 4000만~5000만원 정도였다고 한다. 넥슨이 공시지가의 2~3배 가격에 땅을 사준 셈.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워낙 금싸라기 부동산이고 공시지가와 실거래 가격은 차이가 커서 비싸게 사줬다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그러나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가 워낙 좋지 않았던 시기여서 그렇게 큰 덩치의 부동산을 선뜻 매입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을 찾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우 수석은 장인 사망 후 부과된 500억원 가까운 상속세 등을 내기 위해 강남역 부동산을 매물로 내놓았는데도 이 땅을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애를 먹었다고 한다. 상속세는 상속이 개시된 날(상속인이 사망한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세무 당국에 신고·납부해야 하는데 기한 내에 상속세를 못 내면 분할 납부할 수 있다. 분할 납부할 경우 미납 금액의 5%를 매년 가산세로 내야 한다. 우 수석 아내 등의 입장에선 넥슨이 해당 부동산을 사주면서 수십억원에 달하는 가산세 부담을 덜 수 있었던 셈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