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연루설에… 기준 “앞서가지 말라”

신동빈 연루설에… 기준 “앞서가지 말라”

조용철 기자
입력 2016-07-19 22:50
업데이트 2016-07-20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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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부정 환급’ 혐의 檢 출석

“왜 사기인가… 사실 얘기할 것” 200억 비자금 등도 수사 속도
허수영·신동빈 소환 임박 전망
강현구 홈쇼핑 사장 영장은 기각

롯데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롯데 수사팀이 19일 기준(69) 전 롯데물산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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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억원 부당 환급 혐의를 받는 기준 전 롯데물산 사장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270억원 부당 환급 혐의를 받는 기준 전 롯데물산 사장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검찰에 따르면 기 전 사장은 사장 재임 시기 벌어진 270억원대 세금 부정 환급 소송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2004년 11월 석유화학회사 ‘고합’의 자회사인 KP케미칼을 인수한 롯데케미칼은 1512억원의 고정자산이 허위로 기재된 KP케미칼의 장부를 근거로 2008년부터 국세청을 상대로 소송을 벌여 지난해까지 법인세 220억원 등 총 270억원을 돌려받았다. 검찰은 롯데케미칼이 허위 회계자료를 작성해 정부를 상대로 일종의 ‘소송 사기’를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당시 실무 책임자였던 롯데케미칼 전 재무이사 김모(54·구속 기소)씨로부터 기 전 사장이 소송에 개입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검찰은 관련 진술을 토대로 기 전 사장에게 회계자료 허위 작성을 지시했는지, 그룹 차원에서 관여했는지를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롯데케미칼이 화학 원료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일본 롯데물산을 끼워 넣는 방식으로 2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도 조사에 포함됐다. 검찰 안팎에서는 롯데케미칼 관련 비리 수사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허수영(65) 현 사장, 롯데케미칼 대표를 맡아 온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의 출석도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20분쯤 검찰에 모습을 드러낸 기 전 사장은 국가를 상대로 한 소송 사기가 누구의 생각이냐고 묻자 “왜 사기라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한 뒤 “사실대로 얘기하겠다”고 답했다. 세금을 부정 환급받은 사실을 신동빈 회장에게 보고했느냐는 물음에는 “너무 앞서가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기 전 사장은 2004부터 2007년 사이 KP케미칼(현 롯데케미칼) 부사장, 사장을 지냈다.

한편 방송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강현구(56) 롯데홈쇼핑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이로써 롯데홈쇼핑 인허가 당시 미래창조과학부 공무원 등 정관계 인사를 상대로 한 로비 의혹을 밝히려 했던 검찰 수사도 차질을 빚게 됐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2016-07-2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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