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환경계획 ‘도시 온난화’ 경고
“2100년 최소 4도 이상 상승 대비하라”도시 평균온도 상승 속도 시골의 2배
냉각화 위한 인공하천·녹지 조성 강조
온타리오 호수·메데인 녹지 등 사례로
도시는 지구 전체 육지 면적의 2% 정도에 불과하지만 인구의 절반 이상이 밀집해 살고 있고 전체 온실가스의 70%를 배출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도시는 시골보다 지구온난화에 더 취약하고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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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부터 영국 글래스고에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열리고 있다. 이번 총회에서 각국은 2050년 탄소배출제로를 목표로 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계획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렇지만 시작부터 온실가스 최대 배출국인 미국과 중국의 격돌과 적극적이지 않은 각국 정부의 태도로 ‘빈수레만 요란한’ 회의로 끝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가운데 유엔환경계획(UNEP)은 ‘지속 가능한 도시를 위한 냉각 편람’이라는 제목의 세계 도시의 온난화 대응 지침서를 3일 발표했다. 이번 편람은 도시의 평균온도 상승 속도가 시골과 비교해 2배 이상 빠르고, 2100년에는 최소 4도 이상 상승할 수 있다는 경고로 시작되고 있다. 전 지구적으로 보면 평균기온이 4도 상승할 경우 모든 빙하가 녹아 미국 뉴욕,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독일 함부르크는 물론 인천국제공항 등 해안가와 접한 도시들은 물에 잠기게 된다. 과학자들은 1.5도 상승만으로도 도시에 거주하는 인구 중 23억명이 극단적 기후에 그대로 노출돼 생존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예측까지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도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평균온도 상승 폭을 1.5도 이하로 막아야 하며, 2050년까지는 탄소배출 ‘0’의 탄소중립상태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만 전 세계 도시 면적은 지구 전체의 2%에 불과한데 인구의 절반 이상이 거주하고 에너지 소비의 66%, 온실가스 배출의 75%를 차지하고 있어 쉽지 않다.
프랑스 파리를 관통해 지나가는 센강 같은 천연하천은 물론 서울의 청계천 같은 인공하천을 도시에 조성하면 주변 온도를 3~6도가량 낮출 수 있다.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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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토론토는 세계에서 15번째로 큰 호수인 온타리오호의 차가운 물을 이용해 도시 냉각에 활용하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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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의 열기를 낮추기 위해서는 물을 끌어들이는 방법과 함께 녹지 조성이 효과적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1176억원씩 녹지 조성에 투자하면 지표면 온도를 1도 이상 끌어내릴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 스탠포드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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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EP에 따르면 도시의 특성상 열기가 고르게 분포되지 않기 때문에 온난화를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식을 복합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저소득층이 밀집해 있는 도심 지역은 온난화에 취약한 만큼 도시 냉각에 보다 공평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핸드북 작성에 참여한 비영리 국제기구 ‘클린 쿨링 컬래버레이티브’의 노아 호로비츠 박사는 “도시는 기후위기의 최전선에 있는 만큼 도시민뿐만 아니라 지구 전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도시 냉각 솔루션을 마련하는 것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며 “이번 핸드북에 제시된 80가지 사례는 도시별로 고유한 상황에 가장 적합한 온난화 완화 방식을 찾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2021-11-04 2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