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파이터’ 헨더슨, UFC 챔피언 등극

‘김치 파이터’ 헨더슨, UFC 챔피언 등극

입력 2012-02-26 00:00
업데이트 2012-02-26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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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성훈, 쉴즈에 아쉬운 판정패…4연패 수렁

세계 최대의 격투기 무대인 UFC에서 활약하는 ‘김치 파이터’ 벤 헨더슨(29·미국)이 라이트급 최강자에 올랐다.

헨더슨은 26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UFC 144 대회 메인 이벤트에서 라이트급 챔피언 프랭키 에드가(31·미국)를 상대로 우세한 경기를 펼친 끝에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49-46 48-47 49-46)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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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UFC 144 대회의 메인 이벤트에서 ‘김치 파이터’ 벤 헨더슨(29·미국)이 라이트급 챔피언 프랭키 에드가(31·미국)를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49-46 48-47 49-46)으로 꺾고 최강자에 올랐다. 헨더슨이 승리가 확정된 뒤 환호하고 있다.  엠파이트 제공
26일 오후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UFC 144 대회의 메인 이벤트에서 ‘김치 파이터’ 벤 헨더슨(29·미국)이 라이트급 챔피언 프랭키 에드가(31·미국)를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49-46 48-47 49-46)으로 꺾고 최강자에 올랐다. 헨더슨이 승리가 확정된 뒤 환호하고 있다.
엠파이트 제공
핸더슨은 경량급의 격전지인 WEC에서 라이트급 챔피언에 올랐으나 마지막 이벤트에서 앤서니 페티스에게 벨트를 내줬었다.

그러나 헨더슨은 UFC에 데뷔한 이후 지난해 4월 마크 보첵, 8월 짐 밀러, 11월 클레이 구이다를 연속으로 격파하고서 에드가마저 꺾고 꿈에 그리던 UFC 챔프에 등극했다.

헨더슨의 통산 전적은 16승2패가 됐다.

헨더슨은 한국인 어머니와 주한미군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하프 코리안’이다.

경쾌한 발걸음으로 자신 있게 등장한 헨더슨은 태극기와 성조기가 붙어 있는 티셔츠의 양쪽 소매 끝을 주먹으로 두들기며 ‘사자후’를 길게 토해냈다.

헨더슨은 챔피언인 에드가를 맞아 1라운드부터 상대적으로 큰 신장과 긴 리치(공격 거리)를 활용해 간격을 유지하며 킥 위주로 공격을 전개했다.

오른발 킥을 에드가가 한 손으로 붙들자 헨더슨은 그대로 몸을 돌려 가위차기를 시도해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1라운드에서 별다른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한 헨더슨은 2라운드에서도 상대와 거리를 둔 상태로 공격을 시도한 탓에 움직임이 빠른 에드가에 정확히 꽂아넣은 펀치나 킥은 드물었다.

오히려 에드가에게 잔 펀치를 자주 허용했고 2라운드를 2분여 남겨놓고는 테이크다운을 내줘 수세에 몰렸다.

그러나 이때 헨더슨의 한방이 명중했다. 헨더슨이 누워 있는 상태에서 올려 찬 킥이 에드가의 안면을 정확하게 강타한 것이다.

아쉽게도 2라운드 종료 종이 울려 공격을 중단해야 했지만 에드가의 얼굴은 피범벅이 됐을 정도로 치명적인 한방이었다.

2라운드에서 패배 위기에 몰렸던 에드가는 ‘에너자이저’라는 별명답게 물러서지 않고 적극적인 공격에 나섰다.

에드가의 저돌적인 공격에 관중석에서는 ‘프랭키’를 연호하는 함성으로 가득 찼다.

3라운드에서 테이크다운을 서로 주고받았지만,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지 못한 두 선수는 4라운드에서도 좀처럼 기회를 얻지 못했다.

오히려 헨더슨이 4라운드 초반 에드가의 테이크다운 기술을 역으로 이용해 한쪽 손으로 목을 감싸며 초크 기술을 걸어 경기를 끝낼 수 있는 순간을 맞았다.

기세가 오른 헨더슨은 5라운드를 앞두고 관중의 환호성을 유도하는 등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에드가는 전세를 뒤집으려고 저돌적으로 접근했지만 카운터 펀치와 킥으로 수비벽을 쌓은 헨더슨을 좀처럼 뚫지 못했다.

5라운드 막판 에드가는 정확한 안면 펀치를 여러 차례 꽂아넣기는 했지만 점수 차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고 오히려 막판에는 테이크다운을 당하며 점수를 더 잃고 말았다.

앞서 벌어진 경기에서는 또 한 명의 ‘하프 코리안’ UFC 파이터 추성훈(37·일본명 아키야마 요시히로)이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추성훈은 웰터급 경기에서 제이크 쉴즈(33·미국)를 맞아 잘 싸우고도 경기 막판에 결정적인 테이크다운을 내줘 심판 전원일치(27-30) 판정패를 당했다.

추성훈은 UFC에서 4연패를 당하며 ‘사면초가’의 상황에 몰렸다.

추성훈은 지난해 7월 이후 크리스 리벤-마이클 비스핑-비토 벨포트로 이어지는 ‘죽음의 연전’에서 3연패를 당했다.

현재의 체격으로는 도저히 미들급에서 버티기 어렵다고 판단한 추성훈은 체급을 웰터급으로 내렸다.

그러나 살인적인 감량 끝에 맞이한 쉴즈와의 웰터급 데뷔전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해 UFC 잔류가 불투명해졌다.

추성훈의 통산 전적은 13승5패(2무효)가 됐다.

추성훈으로서는 너무나 아쉬운 경기였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경기를 잘 풀어가고도 마지막 30초를 버티지 못했다.

추성훈은 자신의 전매특허 입장음악인 ‘타임 투 세이 굿바이(Time To Say Goodbye)’에 맞춰 결연한 표정으로 옥타곤에 들어섰다. 트렁크에는 여느 때처럼 태극기와 일장기가 함께 붙어 있었다.

추성훈은 최고의 그라운드 파이터인 쉴즈를 맞아 ‘맞춤전략’을 들고 나왔다.

추성훈은 1라운드부터 한껏 자세를 숙였다. 오른손으로는 상대의 펀치와 킥을 견제하고 왼손으로는 스트레이트를 간간이 꽂아넣었다.

쉴즈가 그라운드로 승부를 가져가려고 태클을 시도할 때마다 추성훈은 몸을 더 낮추며 좀처럼 기회를 주지 않았다.

1라운드 종료 30초를 남겨놓고 펀치와 함께 기습적인 바깥다리 걸어 차기로 쉴즈를 그라운드에 내동댕이쳤지만, 추가 기술은 나오지 않았다.

2라운드에서도 쉴즈의 노림수는 통하지 않았고, 추성훈의 전략대로 경기는 타격 양상으로 진행됐다.

경기가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자 쉴즈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그의 코 언저리는 피로 범벅이 됐다.

3라운드 들어서도 왼손 스트레이트를 쉴즈의 안면에 꽂아넣으며 순조롭게 경기를 풀어간 추성훈은 간격을 유지하며 펀치 공방을 이어갔다.

추성훈은 계속해서 큰 펀치를 휘두르며 쉴즈를 몰아붙였지만 확실한 포인트를 만들지 못했다.

오히려 경기 막판 쉴즈에게 결정적인 단 한 차례의 테이크다운을 당한 뒤 초크 기술에 걸렸다.

추성훈은 철조망을 손으로 잡는 반칙을 저지르며 기술을 허용하지 않기 위해 사력을 다했지만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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