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 잇단 재계약 속 삼성·SK는 경험 대신 ‘새 피’
프로야구 9개 구단의 외국인 선수 영입이 거의 끝났다. 신생팀 NC가 한 명을 빈자리로 남겨둔 것을 제외하고 모든 팀이 올 시즌 퍼즐을 맞췄다. 대부분의 구단은 국내 타자를 상대해 봤고 실력도 검증된 기존 선수들과의 재계약을 선택했지만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팀인 삼성과 준우승팀 SK만은 과감하게 새 피를 수혈했다.삼성은 지난해 25승을 합작한 외국인 ‘원투펀치’ 탈보트(14승·30)와 고든(11승·35·이상 미국)을 놓아보냈다. 탈보트는 시즌 후반부터 팔꿈치 통증에 시달렸고 고든은 ‘이닝 이터’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게 이유인데, 무엇보다 류중일 감독이 구상하는 마운드와 맞지 않은 점이 컸다. 류 감독은 “직구를 강하게 꽂아 넣는 선수를 원한다”는 의사를 피력해 왔고 그에 걸맞게 삼성은 젊고 강한 우완 두 명을 영입했다. 아네우리 로드리게스(26·도미니카공화국)와 릭 밴덴헐크(28·네덜란드)가 주인공이다.
두 선수 모두 빼어난 신체 조건에서 나오는 힘 있는 직구가 강점이다. 193㎝, 91㎏의 로드리게스는 150㎞대의 직구를 바탕으로 투심패스트볼, 커브, 체인지업 등을 구사한다. 김병현(넥센)과 미프로야구 플로리다 시절 한솥밥을 먹기도 한 밴덴헐크 역시 149~154㎞의 포심패스트볼이 주무기다. 130㎞대의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구사 능력도 있다고 삼성 관계자는 밝힌다. 두 선수가 25승 이상을 합작할 것으로 삼성은 기대하고 있다.
SK 역시 6승을 거뒀던 마리오(29), 4승을 거둔 부시(34)를 보내고 지난달 초 크리스 세든(30)과 덕 슬래튼(33)을 일찌감치 낙점했다. 세든은 직구보다는 변화구로 승부를 보는 스타일이다. 지난해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선발 20경기에 나서 123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했다. 슬래튼의 경우 지난 7일 에이전트를 통해 “뛰기 힘들다”는 의사를 갑자기 전해 와 계약이 불투명하다. SK는 “(슬래튼과의 계약 여부를) 빠른 시일 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험파’를 높이 산 구단은 LG와 넥센, KIA가 대표적이다. LG는 리즈(30·도미니카공화국)와 주키치(31)를 모두 붙잡았고 넥센 역시 나이트(38)·밴 헤켄(34), KIA는 앤서니(31·이상 미국)·소사(28·도미니카공화국)와 올해도 함께하기로 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2013-01-09 2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