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흥국생명·김연경 협상 결렬

프로배구 흥국생명·김연경 협상 결렬

입력 2013-01-22 00:00
업데이트 2013-01-22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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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여자배구리그에서 뛰는 김연경(25)과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선수 신분 문제를 둘러싼 협상이 끝내 결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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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연합뉴스
김연경
연합뉴스
흥국생명은 “김연경에게 ‘2년간 해외 진출 후 국내 복귀’를 제안했으나 김연경이 이를 거부했고, 마지막으로 ‘완전 이적’까지 제안했으나 페네르바체 구단에서 이적료가 맞지 않는다는 논리로 거부했다”고 22일 밝혔다.

흥국생명은 권광영 단장이 18일 직접 터키로 건너가 김연경과 협상을 벌였지만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페네르바체는 유럽에는 한국과 같은 포스팅 제도가 없다면서 흥국생명이 제시한 완전 이적 시의 이적료를 거부하고 ‘연봉의 5~7% 수준’을 고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 흥국생명의 설명이다.

흥국생명은 이적료로 10억원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김연경은 지난해 7월 페네르바체와 연봉 15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2년 계약했다.

김연경은 지난 8일자로 작성한 이메일을 흥국생명과 대한배구협회, 한국배구연맹(KOVO)으로 보내 “기존 페네르바체와의 계약은 그대로 존중돼야 한다”면서 “국제적으로 자유계약선수(FA) 신분 선수로 계속 활동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 16일에는 ‘임대형태를 갖추기 위한 흥국생명과의 계약서는 기존 페네르바체와의 계약이 유지되는 바탕 위에서 올해 6월30일자로 종료되도록 작성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흥국생명과 김연경의 ‘벼랑 끝 협상’이 결론을 내지 못하면서 지난해 10월 정부와 체육계 인사들이 모여 김연경의 해외 진출을 허락한 합의안도 휴짓조각이 될 위기에 몰렸다.

김연경과 흥국생명은 런던올림픽을 마친 뒤 선수의 해외 진출을 두고 깊은 갈등에 휩싸였다.

큰 무대에서 계속 뛰고 싶어하는 김연경의 입장과 FA 신분도 얻지 못한 소속 선수가 에이전트를 내세워 독자적으로 외국 구단과 계약하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는 구단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렸다.

국정감사에서까지 이 문제가 거론되며 정치적인 문제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자 지난해 10월22일 정부와 체육계 인사들은 김연경이 터키에서 뛸 길을 열어줬다.

당장 국제이적동의서(ITC)를 발급하되, 3개월 내에 김연경이 흥국생명 소속 선수로 페네르바체와 임대 계약을 체결하고 조속히 관련 FA 규정을 보완한다는 단서가 붙었다.

이후 김연경은 곧장 터키로 건너가 활약을 시작했으나, 임대 계약을 마무리할 기한이 끝나 가도록 협상은 진행조차 되지 않았다.

이에 흥국생명 단장이 직접 터키까지 건너가 마지막 조율을 시도했으나 끝내 무산됐다.

3개월 전 결정안의 두 번째 조항이 지켜지지 않은 셈이다.

김연경은 FA 선수도 아니고 흥국생명 소속의 임대 선수도 아닌 어정쩡한 신분이 돼 앞으로 계속 활약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해졌다.

대한배구협회는 지난해 10월 관계기관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김연경과 흥국생명에 공문을 보내 “위 결과는 중재안이 아닌 결정사항”이라며 “김연경이 이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2013-2014시즌 ITC 발급을 불허한다”고 못박은 바 있다.

게다가 대한배구협회는 흥국생명 소속 선수임을 명시해 대체 발급하려 하는 ITC에도 아직 동의하지 않은 상태라 당장 올 시즌의 활약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의 결정사항에 대해 김연경의 에이전트인 윤기영 인스포코리아 대표는 “당시 회의에서는 선수가 참석하지도 않은 가운데 결정이 이뤄졌지만 그래도 김연경은 동의했다”면서 “흥국생명이 원만한 해결을 위한 노력을 전혀 하고 있지 않다가 뒤늦게 협상 결렬의 책임을 김연경에게 뒤집어씌우려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결정사항에는 ‘김연경이 동의하지 않을 경우에만’ ITC 발급을 불허한다고 명시했는데 흥국생명에서 동의하지 않을 경우에는 과연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연경은 앞서 보낸 이메일에서 “흥국생명의 불합리한 제안으로 기간 내에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대한배구협회가 이를 감안해 피해가 없도록 보장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이것이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마지막으로 18일 한국배구연맹(KOVO) 이사회에서 FA규정 개정을 논의하면서 여자부 규정은 결론을 내리지 못해 이 역시 ‘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공신력 있는 기관의 결정을 외면하고 정치권에 의탁해 자신의 바람을 관철하는 등 여전히 ‘우기면 통한다’는 생각으로 특혜만 바라는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해결책을 찾기 위해 관계 기관들과 계속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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