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委, 캐나다·멕시코 난투극 징계 안하기로

조직委, 캐나다·멕시코 난투극 징계 안하기로

입력 2013-03-11 00:00
업데이트 2013-03-1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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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감독 “이상한 대회 규정이 불상사 초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직위원회가 제3회 WBC에서 집단 난투극을 벌여 퇴장당한 캐나다와 멕시코 야구대표팀 선수 7명을 징계하지 않기로 했다.

조직위의 한 관계자는 11일(한국시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양팀 선수들의 주먹다짐은 스포츠맨 정신에 어긋나는 행동이나 두 팀이 1라운드에서 탈락한 이상 징계의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몸싸움 가담자들을 처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캐나다의 크리스 로빈슨은 전날 멕시코와의 D조 1라운드 경기에서 9-3으로 앞선 9회 선두 타자로 나와 3루수 앞으로 굴러가는 번트 안타로 상대팀 선수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멕시코 투수 아르놀드 레온은 후속타자 러네 토소니에게 몸쪽 위협구를 던져 심판에게서 경고를 받자마자 곧바로 토소니의 등을 정통으로 맞혔다.

더그아웃에서 한데 쏟아져 나온 양팀 선수들은 분을 삭이지 못하고 주먹을 주고받는 난투극을 연출했다.

그 와중에 성난 멕시코 관중이 캐나다 코치에게 물병을 투척하고 이를 되받아 캐나다 선수가 객석에 다시 뿌리는 등 볼썽사나운 장면이 이어졌다.

심판진은 벤치 클리어링의 빌미를 제공한 레온, 토소니 등 양팀 선수 7명을 퇴장시키고 경기를 재개했다.

국제대회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난투극이 벌어지자 스포츠전문 케이블채널 ESPN은 ‘월드복싱(Boxing)클래식’이라며 놀라움을 나타냈다.

한편 미국프로야구에서 15년간 포수로 활약해 메이저리그의 생리를 잘 아는 어니 휫 캐나다 감독은 득실점 차로 동률팀 순위를 가리는 이상한 대회 규정이 불상사를 초래했다며 공개적으로 조직위를 비난했다.

조직위는 1라운드에서 동률팀이 나오면 득실점 차가 많은 팀에 우선권을 주고 있다.

한국은 대만, 네덜란드와 1라운드에서 2승 1패로 동률을 이뤘으나 득실점 차에서 밀려 2라운드 진출 티켓을 두 팀에 뺏겼다.

휫 감독은 “조직위가 동률팀 결정 규정을 새로 검토해야 한다”며 “누구도 이런 방식을 좋아하지 않지만 이기려면 어쩔 수 없이 상식을 거스르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캐나다는 9일 이탈리아에 4-14로 충격의 콜드게임 패배를 당했다.

동률 상황을 가정해 멕시코에 큰 점수 차로 이겨야 했던 캐나다가 9회 멕시코의 보복을 감수하고 번트 안타를 시도할 수밖에 없었다는 뜻이다.

빅리그에서 큰 점수 차로 이기는 팀이 경기 막판 번트, 도루를 시도하면 곧바로 몸에 맞는 공으로 응징당한다는 것은 불문율이다.

2006년 출범한 WBC는 세 번째 대회를 치르면서도 상식 밖 규정으로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초대 대회에서도 동률팀 결정 기준이 말썽을 불렀다.

당시에는 동률팀이 나오면 승자승-실점이 적은 팀-자책점이 적은 팀-팀 타율이 높은 팀-제비뽑기 순으로 순위를 가렸다.

1∼2라운드에서 한국에 두 번이나 패한 일본은 규정 덕분에 4강에 올랐고 한국과의 세 번째 맞대결에서 이겨 우승의 발판을 놓았다.

한국은 6전 전승을 거두고도 세 번이나 일본을 만나는 희한한 대진 탓에 4강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2회 대회에서는 변형 패자부활전 방식이 눈총을 받았다.

1∼2라운드에서 패자부활전 승자와 이미 승자 결승에 오른 팀이 조 순위 결정전을 또 벌이는 방식으로 한국과 일본은 결승까지 무려 5번이나 맞붙었다.

이 탓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아닌 ‘한일 클래식’이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미국에 절대 유리하게 짜인 일정과 조 편성이 바뀌지 않고서는 다음 대회에서도 규정 논란을 피할 수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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