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연아처럼 나도 다시 한번!”

박태환 “연아처럼 나도 다시 한번!”

입력 2013-04-04 00:00
업데이트 2013-04-0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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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영의 자랑’ 박태환(24·인천시청)이 무슨 대회에 나가 금메달을 딴 것도 아닌데 최근 그의 이야기가 사람들 입에 많이 오르내렸다.

대한수영연맹의 런던올림픽 포상금 미지급 건을 시작으로 후원사가 없어 자비를 들여 진행한 호주 전지훈련, 홈쇼핑 광고 출연, 그리고 이 같은 내용이 한꺼번에 외신에 소개되면서 박태환은 자신의 뜻과는 무관하게 논란의 중심에 섰다.
런던올림픽 올림픽파크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수영 남자 1500m 자유형 결승에서 한국의 박태환 선수가 4위로 도착한뒤 아쉬운표정을 지으며 들어가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런던올림픽 올림픽파크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수영 남자 1500m 자유형 결승에서 한국의 박태환 선수가 4위로 도착한뒤 아쉬운표정을 지으며 들어가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하지만 인천시청에 입단하며 새 둥지를 찾았다. 스마트폰 광고 모델로도 발탁되면서 마음고생을 조금이나마 덜기도 했다.

박태환은 지난해 런던올림픽이 끝나고 ‘수영과 학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쉽지 않은 길을 걷고 있다.

단국대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는 박태환은 “운동은 계속 해온 거라 힘들어도 극복하는 방법을 아는데 공부는 아직 어찌해야 하는 지 방법도 모르겠다”고 웃어 보이기도 했다.

박태환은 6일 방송될 보도전문채널 뉴스Y의 대담프로그램인 ‘Y 초대석’에서 최근 자신을 둘러싼 논란들에 대한 심경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새로운 각오도 함께 드러냈다.

◇ 후원사 없는 설움…”난 아직 내리막길 아닌데” = 런던올림픽 후 든든한 후원자였던 SK 텔레콤과의 계약도 끝나면서 박태환의 홀로서기가 시작됐다. 오전에는 서울체고, 오후에는 현대자동차의 배려로 사원체육관을 이용하며 훈련하고 체력훈련은 전담팀 체력담당관의 웨이트트레이닝장에서 한다. 이동이 잦고 시간도 많이 투자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 새로운 후원사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다음 달로 용품업체와 계약 기간도 다 찬다. 인천시청이라는 소속팀이 생겼지만 전담팀을 꾸려 훈련해야 하는 박태환으로서는 기업의 후원이 여전히 절실한 상황이다.

박태환은 “지금은 그래도 많이 안정이 됐지만 처음에는 후원사 없이 훈련해야 한다는 사실에 초조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1월 중순부터 6주간 호주에서 실시한 전지훈련비용도 자비를 들였다. 그는 “앞으로 훈련하는 데 자극제가 된 것 같다”면서도 “길어지지 않고 빨리 후원사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감추지는 않았다.

물론 기업들이 선뜻 나서지 않는 것은 박태환에게 더는 좋은 활약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해서일 수도 있다.

박태환은 “당연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냉혹한 현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그는 “수영은 야구, 축구, 농구 등 단체 종목이 아니라 개인 종목이고 제일 힘든 기록경기”라면서 “내가 정점을 찍고 내려올 일만 남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화가 나기도 했지만 ‘그런 부분을 냉정하게 깨야겠다’, ‘나는 할 수 있다’라는 생각만 한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아직 발전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있다”고 덧붙였다.

◇ 홈쇼핑 출연·연맹 포상금 논란…”오해는 말아 주세요” = 박태환은 지난달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는 홈쇼핑 TV 광고에 출연했다.

처음에는 방송 출연을 거절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들을 위한 제품이고 자신의 근황도 전할 겸해서 인사차 나갔는데 논란이 돼 속상했다고 전했다. 그는 “주위에서 걱정이 많았는데 큰 오해는 안 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대한수영연맹이 자신에게 주어야 할 런던올림픽 포상금 5천만원을 일방적으로 다이빙 유망주들의 훈련비용에 쓰기로 한 데 대해서는 절대 서운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포상금을 받았다면 모두 수영 꿈나무를 위해 썼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연맹이 포상금을 주지 않은 것은 런던올림픽 때 경기를 모두 마친 박태환이 다른 선수들보다 일찍 귀국하려 했다는 점, 연맹 주최 마스터스 대회 시범에 불참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미운털이 박혀서라는 이야기가 많다.

이에 대해 박태환은 “선수단 본진과 같이 귀국해야 한다는데 왜 메달 딴 선수만 그래야 하냐. 메달 못 딴 선수도 그동안 같이 고생했는데 그들은 먼저 귀국해도 되는 것이 옳은 것이냐”고 되물었다.

연맹 행사 불참도 의사소통의 부재를 지적하면서 “미리 일정을 조절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 공백 딛고 정상 오른 김연아 대단…”나도 연아처럼” = 박태환과 ‘피겨 여왕’ 김연아(23)는 한국 스포츠사를 새로 쓴 ‘국민 남매’로 불린다.

김연아는 오랜 공백을 딛고 지난달 열린 2013 세계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올라 건재를 과시했다.

박태환은 김연아의 우승 장면을 집에 있다가 우연히 봤다고 했다. 그는 “굉장히 잘했고 좋은 성적을 거둬서 남들과 같은 마음으로 축하해줬다”면서 “대단했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그는 이어 “종목이 다르지만 나 같았으면 2년 정도의 공백이었으면 힘들었을 것”이라면서 “나는 공백기를 가진 적은 없지만 지금 최선을 다하면 신기록은 물론이고 좋은 경기를 보여 드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수영 선수로서는 내년 인천 아시안게임을 마지막 목표로 두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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