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광저우 세계선수권 출전
14년 만에 배드민턴 세계선수권 남자복식에서 금메달을 선물하겠다고 밝힌 이용대(왼쪽)- 고성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한국 ‘셔틀콕’의 간판 이용대(25·삼성전기)-고성현(26·김천시청)이 오는 5일 중국 광저우에서 개막하는 2013 세계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 출격한다. 이용대-고성현이 짝을 이뤄 세계선수권에 도전하는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이용대는 정재성, 고성현은 유연성과 정상을 노크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한국 남자복식은 1999년 하태권-김동문이 금메달을 딴 이후 금 소식이 끊겼다.
이-고 조는 이번 대회에서 14년 만에 남복 금 사냥은 물론 명예회복도 벼른다. 태릉선수촌에서 막바지 구슬땀을 쏟고 있는 둘은 “컨디션이 좋다”며 기대를 부풀렸다. 이용대는 “첫 금메달에 다시 도전한다. 잘 준비했고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고성현도 “지난 런던대회에서 유연성과 준우승에 그친 것이 아쉽다. 용대와 호흡을 잘 맞춰 금메달을 따겠다”고 강조했다.
둘은 혹독한 체력 훈련을 마치고 전술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전술 훈련은 ‘맞춤형’이다. 그동안 세계 무대를 호령했던 숙적 차이윈-푸하이펑(중국), 베이징올림픽 1회전과 런던올림픽 준결승 등 유독 올림픽에서 발목을 잡았던 마티아스 보에-카르스텐 모겐센(덴마크)을 겨냥하고 있다. 최강의 ‘라켓’을 과시하면서도 정작 이들에게 거푸 쓴맛을 봤던 이용대의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들 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새로 팀을 꾸린 이-고 조 앞에 또 다른 ‘천적’이 출현했다. 이-고 조는 지난 1월 말레이시아오픈에 이어 6월 인도네시아오픈과 싱가포르오픈에서 모하마드 아흐산-헨드라 세티아완(인도네시아)에 세 차례 모두 0-2로 무너졌다.
여기에 3월 독일오픈과 4월 인디아 오픈, 5월 팀 세계선수권에서는 중국의 신예 류샤오룽-치우지한과 3번 맞붙어 모두 0-2로 완패했다. 올 시즌 성적은 나쁘지 않았지만 유독 이들 조에 무기력하게 전패한 것은 뼈아프다. 류샤오룽 조와는 그동안 5차례 격돌했다. 지난해까지 2번 모두 이겼지만 올해는 내리졌다. 넘어야 할 산이 많은 데다 끊어야할 새 ‘천적 고리’까지 생긴 것이다.
이용대는 “밀리는 과정을 보면 수비가 잘 안됐다. 전술 훈련을 통해 수비를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성현도 “네트 앞에서의 수비에 치중하고 있다”고 했다. 두 선수 모두 수비에 문제가 있음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용대-고성현은 “몸 상태는 상당히 올라왔다”면서 “끝까지 최선을 다해 멋진 세리머니를 선사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2013-08-02 2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