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새 36초 단축…남자마라톤 2시간 2분대 보인다

5년새 36초 단축…남자마라톤 2시간 2분대 보인다

입력 2013-09-30 00:00
수정 2013-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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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세계신기록이 탄생하면서 남자 마라톤이 다시 기록 단축 경쟁에 접어들 전망이다.

케냐 철각 윌슨 킵상 키프로티치(31)는 29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 마라톤에서 2시간 3분 23초를 기록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2년 전 이 대회에서 패트릭 마카우(케냐)가 작성한 종전 세계기록을 15초나 앞당겼다.

에티오피아를 대표하는 ‘철각’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가 2008년 베를린마라톤에서 2시간 3분 59초로 월계관을 쓰면서 인류 최초로 2시간 3분대에 진입한 이래 5년 만에 기록이 26초나 단축됐다.

마카우가 게브르셀라시에의 기록을 21초 줄이는 데 3년, 킵상이 마카우의 기록을 또 앞당기는 데 2년이 걸린 셈이다.

마라톤과 함께 육상에서 기록 단축의 양대 축으로 여겨지는 남자 100m는 우사인 볼트(27·자메이카)의 등장으로 마라톤보다 월등한 속도로 기록을 줄여갔다.

그러나 볼트가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9초 58을 세운 이래 4년째 새 기록을 내지 못하면서 현재 기록 단축 페이스는 주춤한 상태다.

이와 비교해 마라톤은 느리지만 새로운 강자의 출현 덕분에 점진적으로 더 나은 기록을 내고 있다.

세계 마라톤을 양분하는 케냐와 에티오피아 철각들이 기록의 산실로 불리는 런던, 로테르담(네덜란드), 베를린 마라톤에서 치열하게 격돌한다면 2시간 2분대 진입도 조만간 현실로 다가올 것으로 예상된다.

대회 코스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공식 코스로 인정받지 못해 비공인 세계기록으로 남았으나 케냐의 제프리 무타이는 2011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2시간 3분 02초를 찍어 2시간 2분대 문턱까지 다가갔다.

이날 세계기록을 갈아치운 킵상의 주력을 100m 주파 속도로 단순 환산하면 100m를 꾸준히 17초 54의 기록으로 달린 셈이다.

케냐 건각들의 타고난 심폐 지구력과 첨단 과학의 힘으로 길러진 폭발적인 스피드, 최적의 기후 조건이 합쳐진다면 이론적으로 1시간 59분대까지도 뛸 수 있다는 게 스포츠과학 전문가들의 견해다.

핵심 포인트는 스피드다.

런던올림픽 마라톤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킵상은 풀코스의 절반을 달리는 하프마라톤에서 스피드를 길렀다.

그는 2009년 하프마라톤에서 58분 59초라는 개인 최고 기록을 냈고, 작년 런던올림픽 직후 영국 뉴캐슬에서 열린 하프마라톤에서 59분 06초를 기록하고 우승하는 등 하프마라톤에서 기복 없는 성적을 내고 있다.

그 결과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막판 스퍼트에서 킵상은 역주를 펼쳐 마침내 세계기록을 새로 썼다.

그의 25㎞, 30㎞ 구간 최고기록은 2011년 프랑크푸르트 마라톤에서 작성한 1시간 13분 09초, 1시간 27분 49초다.

이번 대회에서 기록한 1시간 13분 13초, 1시간 28분 01초보다 근소하게 앞섰다.

선두권에서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던 킵상은 힘을 아꼈다가 35㎞를 지난 지점부터 발군의 스피드로 앞으로 치고 나왔고 결승선 2㎞를 앞두고 독주 끝에 결승선을 가장 먼저 끊었다.

새로운 세계기록이 탄생할 때마다 작아지는 것이 한국 마라톤이다.

한국 마라톤은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가 2009년 은퇴한 뒤 간판선수를 찾지 못해 암흑기를 겪고 있다.

하프마라톤 1시간 1∼2분대, 마라톤 풀코스 2시간 10분대 이내를 뛰는 선수가 없어 마라톤 변방으로 밀려난 지 오래다.

특히 해마다 10월 열리는 전국체전 때문에 세계 톱 랭커가 총출동해 경쟁 구도 속에서 기록 단축을 내심 기대해 볼만한 베를린마라톤과 같은 대회에 결장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세계화 추세에서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 남자 마라톤 세계·한국 기록 비교(29일 현재)

┌──┬─────────────────┬────────────────┐

│순위│세계기록 │한국기록 │

├──┼─────────────────┼────────────────┤

│1 │윌슨 킵상 키프로티치(케냐) │이봉주 │

│ │2013년 베를린마라톤 │2000년 도쿄마라톤 │

│ │2시간 3분 23초 │2시간 7분 20초 │

├──┼─────────────────┼────────────────┤

│2 │패트릭 마카우(케냐) │이봉주 │

│ │2011년 베를린마라톤 │1998년 로테르담 마라톤 │

│ │2시간 3분 38초 │2시간 7분 44초 │

├──┼─────────────────┼────────────────┤

│3 │윌슨 킵상 키프로티치(케냐) │김이용 │

│ │2011년 프랑크푸르트 마라톤 │1999년 로테르담마라톤 │

│ │2시간 3분 42초 │2시간 7분 49초 │

├──┼─────────────────┼────────────────┤

│4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에티오피아) │이봉주 │

│ │2008년 베를린마라톤 │2007 서울국제마라톤 │

│ │2시간 3분 59초 │2시간 8분 04초 │

├──┼─────────────────┼────────────────┤

│5 │엘리우드 킵초게(케냐) │황영조 │

│ │2013년 베를린마라톤 │1994년 보스턴마라톤 │

│ │2시간 4분 05초 │2시간 8분 09초 │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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