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경남과 헛심 공방…2부로 강등

프로축구 강원FC가 승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잔류 희망을 살렸다.

강원은 30일 강원도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3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그룹B(하위 스플릿) 최종 라운드 홈 경기에서 홀로 3골을 몰아친 김동기의 활약에 힘입어 제주 유나이티드를 3-0으로 꺾었다.

이날 승리로 강원은 12위를 굳혀 곧바로 강등되는 불상사는 면했다.

이 경기 전까지 승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12위를 아슬아슬하게 지키고 있던 강원은 승점 36을 기록, 이날 경남FC와 무승부를 거둔 13위 대구FC(승점 32)의 추격을 뿌리쳤다.

K리그 클래식에서 13·14위는 곧바로 2부리그로 강등되며 12위를 차지한 강원은 2부리그 챔피언인 상주 상무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 1부 잔류 자격을 시험받는다.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은 4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2차전은 7일 강원 홈 구장에서 펼쳐진다.

벼랑 끝에 서 있던 강원을 구해낸 것은 프로 2년차 골잡이 김동기였다.

경기 초반 주도권을 제주에 내준 강원은 전반 23분 만에 웨슬리가 왼쪽 다리 경련으로 교체 아웃되면서 부담이 더 커졌다.

그러나 김동기의 선제골이 경기 흐름을 바꾸는 신호탄이 됐다.

김동기는 전반 35분 전재호가 골 지역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 제주 골 그물을 흔들었다.

기세가 살아난 강원은 후반전 들어가자마자 김동기의 릴레이 2골로 승기를 잡았다.

김동기는 후반 1분 제주 골키퍼 전태현이 팀 동료로부터 볼을 받아 멀리 차 주려고 잠시 여유를 부린 사이 슬라이딩 태클로 볼을 빼앗아 추가 골을 올렸다.

제주의 허망함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김동기는 3분 뒤 역습 상황에서 수비수 한 명을 여유롭게 제치고 오른발로 슈팅해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팀의 승리를 예감한 김동기는 웃통을 벗고 환호하며 동료와 기쁨을 나눴다.

김동기는 데뷔 후 처음으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아울러 올 시즌 들어 8번째로 해트트릭을 쓴 선수가 됐다.

이날 이겼더라면 성남 일화(승점 60)를 제치고 그룹B 1위인 8위에 오를 수 있던 9위 제주(승점 58)는 뜻을 이루지 못하고 3연패로 시즌을 마쳤다.

한편 강원과 12위 자리를 놓고 막판 다툼을 벌이던 대구는 경남과 0-0 헛심 공방을 벌였다.

대구는 강등권인 13위를 끝내 벗어나지 못했다. 대구는 일찌감치 강등을 확정한 꼴찌 대전 시티즌(승점 32)과 함께 내년 시즌을 2부리그에서 보내게 됐다.

대구는 황일수를 필두로 공격을 전개했으나 골문을 여는 데 실패했다.

특히 후반 9분 최호정의 오른쪽 땅볼 크로스를 문전에 있던 황일수가 달려들며 슈팅한 게 골대 오른쪽으로 살짝 벗어난 게 뼈아팠다.

대전은 후반 33분 이동현과 후반 44분 한경인의 릴레이 골로 전남 드래곤즈를 2-0으로 물리쳐 올 시즌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점을 위안 삼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