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놀라웠고 인간은 위대했다

AI는 놀라웠고 인간은 위대했다

입력 2016-03-15 21:56
업데이트 2016-03-15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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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마지막 대국 불계패…알파고와 대결 1승 4패 마감

 “끝나서 아쉽다. 대국을 원 없이 마음껏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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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대결’ 이세돌 1승 4패로 마감
‘세기의 대결’ 이세돌 1승 4패로 마감 이세돌 9단의 딸 혜림양이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대기실에서 알파고와의 5번기 마지막 대결을 기다리고 있는 이 9단의 볼에 입맞춤을 하고 있다. 이 9단은 이날 알파고와 5시간여의 혈투를 벌였으나 280수 만에 패배했다. 이 9단은 인간 최고의 바둑 고수로서 알파고의 도전을 받아들였으나 최종 전적 1승4패로 대국을 마감했다.

구글 제공

 이세돌(33) 9단은 15일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와 겨룬 마지막 대결에서 아쉽게 역전패를 당했지만 바둑이 아름답고 재밌다는 것을 보여 줬다. 최종 전적 1승4패로 대국을 마감했지만 이 9단은 1202개의 중앙처리장치(CPU)가 연결된 슈퍼컴퓨터에 당당하게 맞섰다.
 이 9단은 이날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5국에서 280수까지 가는 대혈투를 벌였으나 미세한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돌을 던졌다. 첫 대국부터 내리 충격적인 3연패를 당했던 이 9단은 4국에선 알파고한테 불계승을 받아내며 가능성을 확인시켜 줬지만 이날 대국에서 또다시 아쉽게 돌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 5차례 대국 가운데 가장 이세돌답고, 가장 흥미진진한 대국이었던 만큼 아쉬움이 더 컸다.
 이 9단은 대국이 끝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알파고에 대해 “실력 우위는 인정 못하겠지만 집중력은 역시 사람이 이기기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알파고의 스타일, 대국 환경 등이 너무 달라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면서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끝없이 집중하는 알파고를 보면 다시 붙어도 이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인간이 아직은 해볼 수 있는 수준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아쉽다”고 덧붙였다.
 이 9단이 “이번 대국을 하며 여러 바둑 격언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앞으로 조금 더 연구해 봐야 될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이번 대국은 바둑계에 ‘패러다임 전환’을 일으켰다. 대국을 지켜본 프로기사들조차 “바둑을 보는 시야가 넓어졌다”고 평가할 정도였다. 이 9단은 다섯 차례 대국한 바둑판에 직접 사인해 데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에게 전달했고, 이 9단은 감사패를 받았다. 홍석현 한국기원 총재는 알파고에게 명예 9단증을 수여했다. 허사비스는 자신의 트위터에 “역사에 남을 5번기 대국을 치른 이 9단과 알파고 팀 모두에게 축하를 전한다”고 적었다.
 한편 인공지능이 이제 우리 현실로 다가온 만큼 이번 대국을 과학기술 혁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허사비스는 지난달 이 9단과 알파고의 대국 취지에 대해 “알파고가 실생활 어디에든 적용될 수 있다. 알파고가 사회적 난제들을 해결하는 데 쓰이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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