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 조작’ 강동희 “친절히 접근하는 사람이 가장 무섭다”

‘승부 조작’ 강동희 “친절히 접근하는 사람이 가장 무섭다”

입력 2016-08-28 13:29
업데이트 2016-08-28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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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 이후 첫 공식 석상…프로야구 케이티 위즈 선수단 상대로 부정방지 교육

“친절하게 다가오는 사람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주변의 많은 분이 접근하는데, 이런 분이 가장 무서울 수 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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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방지 교육 나선 강동희
부정방지 교육 나선 강동희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 호텔에서 강동희 전 원주 동부 프로미 농구 감독이 kt 위즈 프로야구 선수단을 상대로 프로 스포츠 부정방지 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취재진 앞에 선 강동희(50) 전 남자프로농구 원주 동부 감독은 안절부절못하며 겨우 말을 이어나갔다.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

승부를 조작한 혐의로 실형을 받고 농구계를 떠나야 했던 강 전 감독은 프로스포츠 부정방지 교육 강사로 나섰다.

강 전 감독은 프로야구 케이티 위즈 선수단을 상대로 교육했다. 징계 이후 첫 공식 석상이다. 강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12시 반부터 50분 동안 강의를 하고 기자들을 만난 강 전 감독은 “내 경험을 통해 다시를 한국 프로스포츠에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고 소개했다.

강 전 감독은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을 인용하면서 “스포츠 선수에게 친분을 내세워서 접근하는 분이 가장 무서울 수 있다. 잘못 걸려들면 모든 것을 잃는다고 선수들에게 얘기해줬다”고 말했다.

강 전 감독은 2011년 2월부터 3월까지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브로커들에게 네 차례에 걸쳐 4천700만원을 받고 주전 대신 후보 선수들을 기용하는 방식으로 승부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돼 징역 10개월에 추징금 4천700만원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한국프로농구를 관장하는 KBL에서도 제명됐다.

강 전 감독은 승부 조작이 자의인지 타의인지 묻는 취재진에게 “타의 쪽이라고 생각한다”며 “선수들은 어렸을 때부터 운동만 해왔고 사회 경험이 없어 주변에서 친분을 내세워 접근했을 때 쉽게 빠져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아마 그것이 잘해준 것에 대한 의리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하지만 그 결과는 생각하기도 싫을 정도의 악몽이었다. 모든 것을 잃고 나락에 선 심정이었다”고 덧붙였다.

강 전 감독은 취재진과 문답이 이어진 약 10분간 시종일관 잔뜩 긴장한 모습이었다.

그는 “사람이 많은 곳에 가지 못하는 대인기피증이 생겼다”며 “아직도 가끔 (승부 조작과 관련해) 내 이름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강 전 감독 사건 이후에도 한국 프로스포츠에서는 승부 조작이 끊이지 않았다.

그는 “다시 내 일이 세간에 알려지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내가 저지른 잘못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진심으로 큰 결심을 했다”고 교육에 응한 배경을 설명했다.

강 전 감독은 이어 “날 아껴주셨던 분들한테 죄송하고 큰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면서 “앞으로 부정방지 교육 같은 활동으로 내가 저지른 죄를 조금이나마 참회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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