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안긴 박상영·이세돌…잇단 물의 빚은 강정호

희망 안긴 박상영·이세돌…잇단 물의 빚은 강정호

입력 2016-12-14 09:21
업데이트 2016-12-1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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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다’ 박상영, 극적인 역전승으로 리우 금메달바둑 이세돌은 인공지능 알파고와 세기의 대결음주사고 강정호는 깊은 실망 안겨…한국 골프 개척자 박세리 은퇴

2016년 한국 스포츠는 지구 반대편에서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태극전사들이 낭보를 전하며 더위에 지친 국민에게 힘을 줬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세기의 대결은 충격을 안겼고, 겨울 스포츠 불모지 한국에서 태어나 세계 정상권으로 진입한 선수들은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전망을 밝게 했다.

하지만 경기장 안팎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으로 추락한 선수도 많았다.

또 오랫동안 정든 경기장을 떠나며 팬들에게 작별을 고한 선수들도 진한 여운을 남겼다.

◇ ‘할 수 있다’ 박상영·인공지능과 싸운 이세돌 = 한국 펜싱 대표팀 막내 박상영(21·한국체대)은 리우올림픽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할 수 있다’라는 명언도 남겼다.

박상영은 리우올림픽 펜싱 에페 개인 결승전에서 게저 임레(헝가리)를 만나 10-14로 끌려가다 기적처럼 내리 5점을 따내 15-14로 극적인 역전드라마를 연출했다.

위기의 순간, 박상영이 ‘할 수 있다’고 읊조리는 장면이 방송 카메라에 잡히면서 금메달의 가치는 더 높아졌다.

10-14가, 15-14로 변하는 기적을 보며 한국 팬들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었다.

한국이 자랑하는 신궁들은 올림픽 사상 최초로 양궁 4종목을 석권했다.

특히 여자부 장혜진(29)과 남자부 구본찬(23)은 개인과 단체전 2관왕에 오르며 생애 최고의 해를 보냈다.

현역 최강 바둑기사인 이세돌(33) 9단은 인공지능 ‘알파고’와 세기의 대국을 펼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는 실력을 점검할 최고의 인간 프로기사로 이세돌을 선택했다.

알파고는 지난 3월 서울에서 5판 3승제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기존 상식을 뛰어넘는 바둑 실력을 선보이며 이세돌 9단을 상대로 1∼3국을 내리 이겼다. 이는 인간이 인공지능 앞에 무기력하게 주저앉는 것으로 비쳤다.

하지만 이세돌 9단은 인간이 완패하리라는 절망적인 전망 속에서 열린 4국에서 ‘신의 한 수’(백78수)를 던지며 경이로운 1승을 따냈다. 이세돌 9단은 비록 이 대국에서 알파고에 1승 4패로 최종 패했지만, 4국 승리로 인류의 자존심을 세웠다는 찬사를 받았다.

필드에서 혜성처럼 떠오른 박성현(23)은 2016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평정했다.

2016시즌 개막전으로 열린 지난해 12월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화려한 출발을 알린 박성현은 이번 시즌 국내 투어에서 총 7승을 쓸어담았다.

국내 투어에서만 시즌 상금 13억 3천만원을 벌어 1위에 올랐고 평균 타수 69.64타, 드라이브샷 비거리 265.59야드로 모두 1위였다.

7개 LPGA 투어 대회에 출전해 우승은 없었지만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 준우승, US오픈 3위 등 빼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LPGA에서만 상금 68만 달러(약 8억원) 이상을 수확한 박성현은 한국과 미국 투어 상금을 합하면 올해 수입이 20억원을 넘는다.

‘소년 김연아’ 차준환(15·휘문중)과 썰매 종목에서는 원윤종(31)-서영우(25·이상 봅슬레이)와 윤성빈(23·스켈레톤)은 국제무대에서 메달을 따내며 겨울 스포츠 불모지 한국의 얼음과 눈 위에 꽃을 피웠다.

◇ ‘음주사고’ 강정호·후배에 바통 넘긴 박세리 = 미국프로야구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리츠)는 지난해 당한 무릎 부상을 털고 메이저리그로 복귀해 타율 0.255, 21홈런, 62타점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경기장 밖에서는 6월 성폭행 사건에 휘말리고 시즌 후 음주 운전 사고를 내며 팬들에 큰 실망을 안겼다.

한국스포츠는 리우올림픽 전후로도 아쉬운 소식이 들렸다.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던 체조 양학선(24)은 대회 직전 불의의 부상을 당해 올림픽 무대마저 밟지 못했다.

한국 배드민턴의 간판스타 이용대(28)는 유연성(30)과 짝을 이뤄 남자복식 금메달을 노렸지만 8강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도핑 파문을 딛고 리우올림픽에 나선 수영 영웅 박태환(27)은 올림픽 무대에서는 참혹한 성적을 거뒀지만, 아시아선수권대회 4관왕과 국제수영연맹(FINA) 쇼트코스(25m) 세계선수권대회 3관왕에 오르며 극적으로 부활했다.

한국여자골프의 개척자 박세리(39)는 후배에게 빛나는 자리를 내주고 은퇴했다. 그는 2016년 10월 한국에서 열린 LPGA 투어 하나은행 챔피언십을 끝으로 정들었던 필드에 작별 인사를 고했다.

메이저대회 5승을 포함해 LPGA 투어에서 통산 25승을 거둬 한국인 최다승 기록을 가진 박세리는 2007년에는 한국 선수 최초로 LPGA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리우올림픽에서 한국 여자국가대표팀의 감독으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참가한 박세리는 박인비의 금메달 획득에 힘을 보태며 골프인생을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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