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촌 ‘대한민국’ 찍으면 금메달(?)

선수촌 ‘대한민국’ 찍으면 금메달(?)

입력 2010-11-18 00:00
업데이트 2010-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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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플래카드 앞에서 사진 찍은 선수는 다 금메달 땄어요.”17일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25m 스탠더드 권총에서 단체전 금메달 주역 장대규(34.서산시청)의 한마디에 취재진의 귀가 솔깃해졌다.

 아시안게임 선수촌 안에서 한국 선수단이 머무는 건물에는 ‘대한민국’이라고 적힌 대형 플래카드가 걸려있는데 그걸 사진으로 찍은 사격 선수들이 금메달을 땄다는 것이다.

 맨 처음 플래카드를 휴대전화 사진기로 찍어서 전화기 바탕화면으로 사용한 이대명(22.한체대)이 50m 권총과 10m 공기권총에서 3관왕에 올랐고 이를 보고 따라 한 다른 선수들까지 금메달을 따는 바람에 사격 선수들 사이에서는 플래카드 앞이 ‘금메달 포인트’로 여겨진다고 했다.

 하지만 장대규는 “그런데 난 그 사진을 찍지 않았는데도 금메달 따서 진짜 효과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웃었다.

 =동반 ‘금’ 남북 사격 ‘화기애애’=0...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사격 경기가 닷새째 이어진 17일 광저우 아오티 사격관에서는 남북한 국기가 번갈아가며 맨 위에 걸리면서 남과 북을 대표하는 명사수들이 모처럼 함께 웃음을 지었다.

 전날 하루 금메달 행진을 쉬며 숨을 고른 한국 사수들은 남자 25m 스탠더드 권총에서 단체전과 개인전 우승을 모두 거머쥐며 한국의 아홉 번째와 열 번째 사격 금메달을 수확했다.

 연일 축포를 쏜 한국에 비해 대회 초반 규정 위반 실격으로 다 잡은 동메달을 놓치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였던 북한은 전날 조영숙의 여자 25m 권총 우승으로 고대하던 사격 첫 금메달에 이어 이날 남자 10m 러닝 타겟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금메달 두 개를 더 쐈다.

 남북이 고른 성적을 낸 덕에 그동안 성적이 엇갈려 다소 어색한 공기 감돌았던 양팀 코치진과 선수들도 모처럼 덕담과 축하인사를 나누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남북 사격 선수들은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자주 마주쳐 ‘형,동생’ 하면서 우애를 나누는 사이로 대회 시작 전 연습 때만 해도 반갑게 인사하며 못 본 동안의 근황을 나누고 이야기꽃을 피웠지만 경기 시작 이후 며칠간 양팀의 희비가 갈리면서 뜸한 장면이 됐었다.

 하지만 이날은 그동안 다소 굳은 표정이던 북한 선수단과 그 앞에서 표정관리를 해야 했던 한국 모두 서로의 금메달에 마음껏 박수를 보내며 남북 ‘골든 데이’를 만끽했다.

 오랜 국제대회 경험 덕에 북한 선수들과 두루 친한 사격팀 맏형 박병택(44.울산시청)은 카메라를 들고 시상대에 나란히 선 남북 선수들을 함께 사진에 담는 등 분위기를 주도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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