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 잡힌 중국 야구, 발전만 남았다

틀 잡힌 중국 야구, 발전만 남았다

입력 2010-11-18 00:00
업데이트 2010-11-1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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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장 다녀온 아버지가 몰라보게 자란 갓난이의 모습에 화들짝 놀란 모습이라고나 할까.

 중국 야구가 이제는 걸음마를 떼고 직립의 단계로 들어선 느낌이다.

 2006년과 2009년 두 번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2008년 안방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을 기점으로 중국야구는 확실히 기틀을 잡았고 올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무섭게 진화한 모습을 보였다.

 중국은 18일 한국과 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투타 열세를 드러내며 1-7로 패해 3-4위전으로 밀렸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일본에서 날고 기는 한국 타선을 상대로 4번이나 병살 수비를 엮어내는 안정된 실력을 뽐냈다.

 1회에는 톱타자 추이샤오가 중전안타로 출루한 뒤 한국 왼손투수 양현종의 느슨한 견제를 틈 타 2루를 훔쳤다.또 1사 2루에서 장훙보의 3루 땅볼 때 기민하게 3루를 파고드는 노련함까지 선보였다.

 조범현 한국 감독조차 경기 후 “추이샤오의 기동력이 우리 선수들을 긴장시킨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을 정도로 중국은 이제 한국과 대만,일본 등 동아시아 야구 선진 3개국을 위협할 정도까지 성장했다.

 2년 전 베이징올림픽에서 야구가 국기라는 대만을 연장 승부치기 끝에 8-7로 누른 데 이어 지난해 WBC에서도 대만을 또 4-1로 격파하면서 중국 야구의 선전은 더 놀라운 뉴스가 아니다.

 중국은 이번 대회 예선에서 사회인 선수가 주축을 이룬 일본과 7회까지 0의 균형을 이루다 아쉽게 0-3으로 패했다.

 한국프로야구가 50년이나 앞선 일본과 대결에서 1점차 열세를 극복하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렸다면 중국과 한국,일본의 격차는 그보다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13억명 인구를 보유한 거대한 대륙에 눈독을 들인 메이저리그와 일본야구기구(NPB)의 적극적인 투자가 서서히 결실을 보는 셈이다.

 메이저리그나 일본 모두 중남미 시장의 포화 상태를 경험했고 그곳에서 현재 쓸만한 투수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잠재적인 시장 중국이 선수보급 대체지로 떠올랐다.

 2002년 출범한 중국야구리그는 서북지구와 동남지구로 나뉘어 열린다.베이징을 중심으로 한 서북지구에 3팀,광둥 레오파드가 있는 동남지구에는 4팀이 있다.

 1년에 70경기 정도 치르고 지구 우승팀끼리 챔피언을 가린다.올해에는 광둥 레오파드가 우승했고 중국 대표팀에도 광둥 소속 선수가 6명이나 포진했다.

 오랫동안 중국 야구를 지도했던 메이저리거 출신 짐 르페브르 감독에 이어 현재 톰 로리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지도자를 수시로 보내고 일본도 NPB와 구단별로 장비를 전달한다.한국도 한화와 삼성 등이 중국 야구팀과 교류 중이다.

 또 메이저리그의 배려 속에 미국 전지훈련도 치르는 등 훈련 방식은 선진국에 근접하고 있다.

 세대교체를 할 만큼 저변도 넓어져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는 베이징올림픽에서 뛰었던 선수 13명과 신예급 11명으로 균형을 이뤘다.

 그럼에도,발전의 최대 난관은 팬들의 무관심이다.

 한국과 준결승 경기에서도 파울 라인을 훨씬 벗어난 타구가 펜스를 넘어갔지만,막대풍선을 두드리며 홈런인줄 착각하고 환호하는 팬이 적지 않았을 정도로 야구는 아직 널리 퍼지지 않았다.

 중국 당국은 7팀이 참가하는 리그를 창설하면서 한국과 일본,대만이 함께 하는 아시아리그 발족에 힘을 보태겠다고 선언했다.

 아시아 최강을 가리는 신생리그가 생긴다면 더없이 반가운 일이나 한 팀의 실력이 너무 떨어진다면 흥미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야구가 자립의 길에 들어선 이상 이를 더 키워내는 건 중국의 몫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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