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 윤진희, 값진 동메달
윤진희가 7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리우센트로 파빌리온 경기장에서 열린 역도 여자 53Kg급 경기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뒤 메달에 입맞추고 있다. 2016.8.7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H
윤 선수와 동반출전한 원정식(26·고양시청) 선수의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집에서는 새벽 적막을 깨는 함성이 울렸다.
원 선수의 아버지 영오(52·중기업)씨와 어머니 김명순(49) 씨, 원 선수의 작은 아버지네 가족 등 9명이 모여 “윤진희 만세,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며 며느리를 응원했다.
엄마 아빠의 국가대표 생활로 할머니 할아버지 집 생활을 하고 있는 원·윤 선수의 두 딸 라임(4)·라율(2) 양도 어른들의 응원소리에 잠을 깨 엄마의 메달 소식을 알고는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
‘부부역사’ 가족들은 전날인 7일 밤부터 다니는 교회에 나가 철야기도를 한 뒤 8일 새벽에야 귀가했다.
새벽 3시 30분에 시작된 이날 경기는 방송 중계가 안돼 원 선수의 남동생 경식씨가 인터넷을 통해 중계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날 경기는 4위로 밀리던 윤 선수가 강력한 우승 후보 리야쥔이 용상에서 실격 처리돼 더욱 극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윤 선수의 시아버지 원영오씨는 “우승 후보가 실격을 당하는 일은 거의 없는데, 기분이 엄청 좋다. 아들도 나름 열심히 운동했으니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원씨는 “두 손녀를 낳고 3년의 공백에도 복귀 10개월만에 전국대회 3관왕을 한 며느리의 정신력을 높이 사왔다. 며느리가 너무 자랑스럽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4살 연상의 윤 선수를 며느리로 맞이할 때의 소감에 대해 원씨는 “처음 얘기를 들었을 때 조금 걱정은 했지만, 같은 운동을 하기 때문에 서로의 고충을 잘 알 것이라는 생각에 흔쾌히 수락했다”고 말했다.
원씨는 오는 10일 오전 열리는 아들 경기 때는 온 일가친지까지 불러 함께 응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원주 토박이인 원씨 집 인근 도로변에는 ‘부부역사’의 올림픽 동반진출을 축하하고 선전을 기원하는 주민들의 플래카드가 곳곳에 내걸려 마을 분위기를 짐작게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