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가자! 일어나”…女 5000m 햄블린·다고스티노 넘어졌다 서로 일으키고 격려

“함께 가자! 일어나”…女 5000m 햄블린·다고스티노 넘어졌다 서로 일으키고 격려

임주형 기자
임주형 기자
입력 2016-08-17 22:54
업데이트 2016-08-1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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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정신 보여준 감동의 레이스… 둘 다 결선에 추가 진출

니키 햄블린(왼쪽 뉴질랜드)가 16일(현지시간) 리우올림픽 육상 여자 5000m 예선 결승선을 들어온 뒤 서로 일으켜 세워주고 부축하며 레이스를 완주한 애비 다고스티노(미국)와 감격의 포옹을 나누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 AFP 연합뉴스
니키 햄블린(왼쪽 뉴질랜드)가 16일(현지시간) 리우올림픽 육상 여자 5000m 예선 결승선을 들어온 뒤 서로 일으켜 세워주고 부축하며 레이스를 완주한 애비 다고스티노(미국)와 감격의 포옹을 나누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 AFP 연합뉴스
“일어나! 우리는 이 경기를 마쳐야 해.”

16일(현지시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육상 여자 5000m 예선 2조 경기가 펼쳐진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 16명의 선수와 함께 레이스를 펼치던 니키 햄블린(뉴질랜드)은 3000m가량 달린 지점에서 발이 꼬여 트랙 위에 넘어졌다. 뒤따르던 애비 다고스티노(미국)도 햄블린의 발에 걸려 함께 나뒹굴었다.

일어날 생각을 못한 채 머리를 감싸 쥐고 울먹이던 햄블린은 자신을 일으켜 세우는 손을 허리에서 느꼈다. 어찌 보면 피해자인 다고스티노가 다른 선수들을 쫓아가는 대신 햄블린을 부축한 것. 햄블린이 다시 레이스를 시작하자 이번에는 다고스티노가 오른쪽 다리를 절뚝이더니 쓰러졌다. 넘어지는 과정에서 무릎을 다쳐 통증이 온 듯했다.

햄블린도 다고스티노를 일으켜 세우고 격려로 용기를 북돋았다. 다른 선수들이 이미 결승선을 통과한 뒤에도 포기하지 않고 레이스를 펼친 둘은 마침내 완주에 성공했다.

16분43초61로 먼저 결승선에 들어온 햄블린은 다고스티노(17분10초02)가 들어오기를 기다렸다가 뜨거운 포옹을 했다.

관중들은 진정한 올림픽 정신을 보여 준 둘에게 뜨거운 기립박수를 보냈다. 심판진은 고의로 넘어진 것이 아니라며 둘 다 20일 오전 9시 40분 결선 진출자로 추가 선정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스타팅라인에 섰을 때 그들은 이방인이었지만, 20분 남짓한 시간이 지난 후 ‘영원한 관계’가 됐다”고 전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16-08-1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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