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탁구 첫 올림픽 ‘노메달’ 수모…원인은?

한국 탁구 첫 올림픽 ‘노메달’ 수모…원인은?

이슬기 기자
입력 2016-08-18 06:43
업데이트 2016-08-18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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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주세혁 ’이게 아닌데’
<올림픽> 주세혁 ’이게 아닌데’ 한국 탁구 대표팀의 주세혁이 17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센트루 파빌리온3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탁구 남자단체전 독일과 동메달결정전. 주세혁이 4단식에서 패한 뒤 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아쉬워하고 있다. 2016.8.18
연합뉴스
한국 탁구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노메달’의 수모를 겪었다.

마지막 메달에 기대를 걸었던 남자단체 3~4위전에서 독일에 패하면서 한국 탁구는 빈손으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탁구가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메달을 하나도 수확하지 못한 것은 28년 만이다.

◇ 한때 중국 이어 최강…뒷걸음치는 한국 탁구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중국 다음으로는 나름 최강이었다.

이번 대회 전까지 올림픽에서 나온 총 28개의 금메달 중 두 번째로 많은 금 3개, 은 2개, 동 12개를 획득했다.

첫 올림픽인 서울 대회에서는 금 2개, 은 1개, 동메달 1개를 기록했다.

단체전이 없고 복식이 있던 당시 양영자-현정화 ‘환상의 콤비’가 여자복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남자단식은 한국 선수끼리 맞대결을 펼쳤다. 유남규가 김기태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2년 바르셀로나에서는 동메달만 5개 땄다. 금과 은메달은 아니지만, 모든 종목에서 메달권에 들었다.

그러던 것이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동메달 2개에 그쳤고, 2000년 시드니에서는 동메달 단 하나에 머물렀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는 유승민이 단식 우승을 하며 중흥기를 맞았다. 김경아도 단식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2008년 베이징 대회부터는 메달 1개도 따기가 벅차게 됐다. 한국이 강했던 복식이 없어지고 단체전이 도입됐다.

그러는 사이 중국과 격차가 벌어지면서 단식 메달은 꿈도 꾸지 못했다.

단체전은 나름 선전했다.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남녀 모두 단체전 동메달을 따냈다. 2012년 런던 대회에서 여자는 4위에 그쳤지만, 남자는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한국 탁구의 수준은 더욱 뒷걸음쳤다.

단식은 출전 선수 전원 8강에도 들지 못했다.

여자 단체는 8강에서 탈락했다. 그리고 남자는 4위에 그쳤다.

◇ 세대교체 실패…그래도 희망은 있다

4년 전에는 남자의 경우 주세혁에 유승민, 오상은이 있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남녀를 통틀어 올림픽 경험은 주세혁이 유일하다. 주세혁은 이미 30대 중반을 넘어서 전성기가 지났다.

2012년 런던 대회 이후 주세혁을 제외하고 남녀 모두 대표팀을 새로 꾸렸다.

그러나 메달을 하나도 못 따면서 결과적으로 세대교체에 실패한 셈이 됐다.

이번 대회 남녀 단식과 단체전에서 모두 4강까지 오른 일본과 대조적이다.

일본은 남자 단체전에서 결승에 올라 은메달을 확보했다. 남자단식과 여자 단체전에서는 각각 동메달을 따냈다.

나날이 인기를 더하는 일본과 달리 한국은 1990년대 초 이후 탁구의 인기는 시들해졌다.

생활체육으로서 탁구는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엘리트 선수층은 얇아졌다. 유승민처럼 타고난 재능의 스타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4년 뒤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여자는 전지희(24·포스코에너지)와 양하은(22·대한항공)이 이번 대회 경험을 토대로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다.

2011년 귀화한 전지희는 단식 16강에서 아쉽게 탈락했다. 그러나 단체전 8강에서는 단식과 복식을 모두 따내며 저력을 발휘했다.

남자는 무엇보다 정영식(24·미래에셋대우)의 성장이 돋보인다.

정영식은 단식에서는 세계랭킹 1위 마룽에 패했지만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단체전 4강에서는 랭킹 4위 장지커에 역시 졌지만, 접전을 펼쳤다.

중국만 만나면 무조건 진다는 생각에서 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에 비해 약한 포핸드를 보완하고, 국제 경험을 더 쌓는다면 한국 남자탁구의 미래를 밝힐 수 있다는 평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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