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돋보기] 외국인 선수들에겐 머나먼 황금장갑

[스포츠 돋보기] 외국인 선수들에겐 머나먼 황금장갑

입력 2013-12-12 00:00
업데이트 2013-12-12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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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손승락(넥센)이 지난 10일 받은 골든글러브는 구원투수의 설움을 날린 값진 상이었다. 전문 구원투수가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것은 1994년 정명원(태평양·40세이브) 이후 무려 19년 만이다. 1996년 구대성(한화·24세이브)과 2001년 신윤호(LG·18세이브)가 있지만, 이들은 다승도 각각 18승과 15승을 올린 전천후 투수였다. ‘끝판왕’ 오승환(한신)도 9시즌 동안 골든글러브를 손에 끼지 못한 채 일본 무대에 진출했다.

올 시즌 평균자책점 2.30과 46세이브를 올린 손승락의 성적은 분명히 출중하다. 그러나 냉정히 말해 ‘토종’ 선발 중 눈에 띄는 성적을 낸 선수가 없었기에 수상이 가능했다. 올 시즌 다승과 평균자책점, 탈삼진 등 3대 핵심 타이틀은 모두 외국인이 차지했다. 배영수(삼성·14승)가 세든(SK)과 함께 공동 다승왕에 올라 체면치레를 했지만 규정이닝을 채운 25명의 투수 중 21위인 4.71의 평균자책점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다승 공동 1위 탈삼진 2위(160개) 평균자책점 3위(2.98)를 차지한 세든, 평균자책점 1위(2.48) 찰리(NC)가 용병이 아닌 토종선수였다면 손승락의 골든글러브 수상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용병 제도가 도입된 지 15년이 됐지만 골든글러브를 낀 외국인은 10명에 불과하다. 특히 투수는 2007년 리오스(두산)와 2009년 로페즈(KIA) 둘 뿐이다. 지난해 나이트(넥센)는 16승(2위) 4패 평균자책점 2.20(1위)의 눈부신 성적을 냈지만 17승(1위) 평균자책점 3.55(16위)의 장원삼(삼성)에게 밀려 수상에 실패, 차별 논란이 일었다.

류현진(LA 다저스)과 추신수, 이대호 등 해외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을 보면서 국내 팬들은 이들이 ‘이방인’이라는 차별을 받지 않기를 바란다. 국내 무대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 및 가족들도 비슷한 심정일 듯하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13-12-12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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