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정은원이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2루수 부문 수상을 한 후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은원이 첫 번째 2000년대생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으로 등극하며 프로야구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정은원은 지난 10일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총 304표 중 121표를 받아 2루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꼴찌팀에서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나온 건 한화 소속으로 2010년 골든글러브 투수 부문을 수상한 류현진(34) 이후 11년 만이다. 정은원은 12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무조건 받겠다는 생각까진 안 했고, 잘하면 받을 수도 있겠다고 했는데 받게 돼서 좋다”고 웃었다.
2000년 1월생인 정은원은 ‘2000년대생 첫 홈런’을 포함해 출생 연도를 기준으로 여러 기록을 남기고 있다. 순하게 생겼지만 2000년대생 최초의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욕심낼 정도로 야망이 크다.
어린 나이에 리그 최고의 2루수가 될 수 있었던 비결로 정은원은 주변 사람을 꼽았다. 정은원은 “학교 다닐 때 좋은 지도자를 만나서 프로에 올 수 있었고, 한화에 와서도 좋은 감독님과 코치님을 만나 빠르게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3년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소감을 전하는 정근우. 연합뉴스
정근우의 조언은 정은원에게 정근우를 넘고 싶은 꿈까지 품게 했다. 골든글러브를 최소 2회 이상 더 타야 하고 통산 타율(0.302), 홈런(121개)은 물론 ‘악마의 2루수’로 불렸을 정도로 탄탄했던 정근우의 수비도 넘어야 하지만 정은원은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정은원의 다음 목표는 팀 성적뿐 아니라 개인 성적도 한층 더 성장하는 것이다. 정은원은 “팀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어서 내년에 가을야구를 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올해 부족했던 수비와 장타 쪽에서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보완하고 싶다. 한 번 받으니까 골든글러브도 계속 받고 싶어졌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