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점짜리 월드컵?… 한국 ‘아시아 종이호랑이’ 되나

0점짜리 월드컵?… 한국 ‘아시아 종이호랑이’ 되나

한재희 기자
입력 2018-06-26 22:42
업데이트 2018-06-27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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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 축구 맹주 자부했던 대한민국, AFC 5개국 중 유일하게 승점 없어

일본 1승 1무… 16강행 유력
‘인상적 경기’ 이란·사우디 1승
이란의 카림 안사리파르드가 26일 사란스크 모르도비아 아레나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후반 동점골을 터뜨린 뒤 그라운드에 앉아 하늘을 우러르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란스크 로이터 연합뉴스
이란의 카림 안사리파르드가 26일 사란스크 모르도비아 아레나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후반 동점골을 터뜨린 뒤 그라운드에 앉아 하늘을 우러르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란스크 로이터 연합뉴스
한국 축구가 러시아월드컵에서 자칫 승점 ‘1’도 없이 빈손으로 귀국 짐을 꾸릴지도 모른다. 반면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는 비록 조별리그 통과는 못했지만 ‘아시아 맹주’의 자존심을 지켰다. 일본이 1승1무로 16강 진출이 유력한 데다 호주가 25일 현재까지 승점 1을 기록 중이어서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5개국 중 아직까지 승점이 없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림 다우사리가 지난 25일 볼고그라드 아레나에서 열린 이집트와의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 후반 추가 시간에 역전 결승골을 넣은 뒤 공중제비를 돌고 있다.    볼고그라드 AP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림 다우사리가 지난 25일 볼고그라드 아레나에서 열린 이집트와의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 후반 추가 시간에 역전 결승골을 넣은 뒤 공중제비를 돌고 있다.  
볼고그라드 AP 연합뉴스
한국, 일본, 호주와 함께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로 러시아행을 함께한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26일을 끝으로 러시아월드컵 경기를 모두 마쳤다. 사우디는 1승2패로 A조 3위, 이란은 1승1무1패로 B조 3위에 그첬다. 둘 다 16강 탈락이다.

물론 만족할 성적은 아니었지만 성과는 있었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모두 최종전에서 매서운 경기력을 선보이며 아시아 축구가 만만하지 않다는 점을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알린 것이다.

이란은 이날 16강 문턱까지 갔다. 사란스크의 모르도비아 아레나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48분 페널티킥으로 동점을 이룬 것이다. 같은 조의 스페인이 모로코와 2-2로 동점이어서 만약 포르투갈을 꺾는다면 이란이 승점 6으로 16강에 오르는 상황이었다. 총공세를 벌인 끝에 후반 49분 메디 타레미(이란)가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맞았지만 강력한 왼발 슈팅이 어이없게 옆 그물을 향했다. 경기 결과는 1-1 무승부였다.

결국 B조에서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나란히 승점 5점으로 16강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이란은 승점 4점이었다. 후반 38분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가 팔꿈치로 모르테자 푸르알리간지(이란)의 턱 부위를 가격했음에도 퇴장이 아니라 경고에만 그쳤던 것이 아쉬었을 터였다. 경기가 끝난 뒤 이란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 결정적인 찬스를 놓쳤던 타레미는 실수를 자책하듯 그라운드에 엎드려 오열하다 코칭스태프의 위로를 받으며 겨우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비록 뜻을 이루진 못했지만 이란의 ‘늪 축구’는 충분히 위력을 발휘했다. 질식 수비로 문을 걸어 잠그다 빠른 역습으로 득점하는 이란의 조직력에 상대팀들은 모두 혀를 내둘렀다. 페르난두 산투스 포르투갈 감독이 “너무 힘든 싸움이었다. 이란의 본선 경기뿐 아니라 지역 예선까지 봤는데 잘 조직된 팀이다. 개인적으로 이란이 아시아 최강팀이라 생각한다”고 말할 정도였다.

사우디는 이날 이집트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살림 다우사리(사우디)의 ‘극장골’로 이집트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미 2패를 당해 16강 진출이 좌절됐지만 결국 빈손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사우디가 월드컵 본선에서 승리를 거둔 것은 24년 만이다. 처음 월드컵 무대에 나섰던 1994년 미국대회에서 2승1패로 16강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지만 1998년 프랑스월드컵(1무2패), 2002년 한·일월드컵(3패), 2006년 독일월드컵(1무2패)에서는 승리가 없었다. 월드컵 본선 무대 12경기 연속 무승(2승10패)의 부진을 13경기째에 깼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8-06-2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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