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지휘봉 3년 만에 2관왕 위업

[프로축구] 지휘봉 3년 만에 2관왕 위업

입력 2013-12-02 00:00
업데이트 2013-12-0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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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이끈 황선홍 감독

황선홍 포항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 3년 만에 마침내 더블 위업을 이뤘다.

외국인 선수 한 명 없이 국내 선수들로 팀을 꾸려 ‘스틸타카’로 불리는 정교한 패스 축구를 지휘한 황 감독은 1일 울산과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도 짧은 지도자 경력에 어울리지 않는 전술 구사로 우승을 일궜다. 황 감독은 후반 9분 미드필더 황지수를 빼고 193㎝의 장신 공격수 박성호를 투입한 데 이어 3분 뒤 지친 노병준을 발 빠른 공격수 조찬호로 교체했다. 박성호로 제공권과 파괴력에서 우위를 잡고, 조찬호로 적진을 흔들겠다는 전술이었는데 적중했다. 박성호는 김원일의 결승골을 도와 황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황선홍 감독 울산 연합뉴스
황선홍 감독
울산 연합뉴스
더욱이 시즌 중반 울산의 독주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젊은 선수들을 독려해 이날까지 6연승으로 역전 우승을 이끌었다.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에 이어 시즌 2관왕에 오른 황 감독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시즌 초반 더블을 할 것이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정규리그에서도 계속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과정에 더 충실하려고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사실 후반 추가시간까지도 승리를 자신하지 못했다. 골이 들어갔을 때, 이런 게 기적인가 싶었다”며 웃어 보인 뒤 “너무 극적인 승부여서 얼떨떨하다. 내일 아침에 신문을 봐야 실감이 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더블을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FA컵 이후 리그 운용이 조금 어려웠다. 그래도 결과보다 과정에 충실하려 노력했다. 경기에 집중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황 감독은 이어 “감독으로서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팬들은 한층 높은 수준의 축구를 원할 것이고, 나도 그럴 것이기 때문이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는 게 꿈이다. 이제 기회를 잡았다”고 의지를 보였다. 외국인 선수에 대해서도 “필요한 게 사실이다. 30경기를 이겨도 8경기를 망치면 좋은 결과를 보장할 수 없다. 선수진 강화에 대해 구단과 상의하겠다”고 신중하게 말했다.

울산 강신 기자 xin@seoul.co.kr

2013-12-02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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