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체코축구] 체한 몸으로 골문 지킨 정성룡 “정신력으로 버텼다”

[한·체코축구] 체한 몸으로 골문 지킨 정성룡 “정신력으로 버텼다”

입력 2016-06-06 01:34
업데이트 2016-06-06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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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골키퍼 정성룡(31·가와사키 프론탈레)이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지켰다.

정성룡은 5일(한국시간) 체코 프라하의 에덴 아레나에서 열린 체코와 평가전에서 골키퍼 장갑을 끼고 나와 한국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나흘 전 스페인에 무려 6골을 내주며 당한 참담한 패배를 벤치에서 지켜봐야 했던 정성룡은 이날 선발 골키퍼로 나와 책임을 다했다.

스페인전의 악몽 탓에 이날 체코전에서는 경기 전부터 대량 실점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정성룡은 1골로 막아내며 이를 불식시켰다.

아쉽게 허용한 1골은 정성룡으로서는 어쩔 수 없었다.

한국이 2-0으로 앞서가던 후반 시작 45초 체코 수비수 마렉 수히의 슈팅이 곽태휘(알힐랄)의 다리를 맞고 굴절되는 바람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정성룡으로서는 이를 제외하면 거의 완벽에 가까운 선방을 펼쳤다.

전반 19분에는 체코의 날카로운 슈팅을 다이빙하면서 가까스로 막아내 이후 한국이 리드하는 데 힘을 보탰다.

1-2로 쫓기며 체코의 반격이 거셌던 후반에는 더욱 든든했다.

후반 두 차례 동물적인 감각으로 선방하며 결정적인 실점 기회를 막았다.

후반 19분에는 골문 앞에서 체코 공격수의 오른발 슈팅을 왼팔을 쭉 뻗으며 막아냈고, 11분 뒤에는 자신의 키를 넘어가는 슈팅을 가까스로 쳐냈다.

정성룡은 사실 이날 경기에 몸이 좋지 않아 두 끼를 거르다시피 하고 투혼을 발휘했다. 전날 먹은 음식이 소화되지 않은 탓이다.

정성룡은 경기 후 “경기 전 죽만 먹어서 전반 끝나고 힘이 하나도 없었다”며 “그래도 뛰었다. 물이라도 마시고 정신력으로 버텼다”고 주저앉을 수 없었던 90분을 돌아봤다.

이날 정성룡의 상대는 세계적인 골키퍼 체흐였지만, 그는 주눅들지 않았다.

정성룡은 “예전에 부폰과도 뛰어본 적이 있었다”며 “훌륭한 선수들과 뛰어본 경험이 도움됐다”고 경험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정성룡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까지 주전 골키퍼로 활약했다. 그러나 당시 월드컵에서 알제리에 4골(2-4)을 내주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한국 축구대표팀이 16승3무1패라는 35년 만의 최다승을 기록할 때 정성룡은 단 한 경기에만 출전했을 뿐이었다.

그리고 작년 10월 자메이카와 친선경기 이후 8개월 만에 골문을 지킨 정성룡은 한국 축구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정성룡은 “한 골 먹은 것이 아쉽지만, 열심히 해서 기쁘다”며 “지난 경기가 아쉬운 점이 컸지만, 우리 선수들이 다같이 잘 준비해서 했던 덕분에 자신감 있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과거 자신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 “그동안 팬들의 질책도 있었는데 그런 부분에을 곱씹으면서 소속팀에서 열심히 했던 것이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늘 경기는 100% 만족하지는 않지만, 최선을 다해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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