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우, “이젠 정현 형 넘겠다”

권순우, “이젠 정현 형 넘겠다”

최병규 기자
입력 2020-11-10 15:04
수정 2020-11-10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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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한국테니스선수권대회 출전 ‥ 킷캣 사건은 해프닝 “이젠 ‘자O시간’으로”

지난 9일 밤 충남 천안종합운동장 코트에서 펼쳐진 제75회 전한국테니스선수권대회 본선 혼합복식 1회전. 정영원(24)과 짝을 맞춰 이승훈-윤소희 조를 2-0(6-2 6-3)으로 가볍게 제친 뒤 기자실에 들어선 권순우(23)의 얼굴은 밝았다. “고3 때인 2015년 이후 5년 만에 처음 이 대회에 나왔다”는 그는 이 대회 남자복식과 혼합복식에만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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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가 9일 밤 천안종합운동장 코트에서 열린 전한국테니스선수권대회 혼합복식에 출전, 상대의 서비스에 대비하고 있다. [대한테니스헙회 제공]
권순우가 9일 밤 천안종합운동장 코트에서 열린 전한국테니스선수권대회 혼합복식에 출전, 상대의 서비스에 대비하고 있다. [대한테니스헙회 제공]
“혹시 남지성, 이덕희 등과 힘빠지는 우승 다툼을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실없는 질문에 권순우는 “이번 대회 목표가 어차피 우승은 아니었다. 자가격리로 몸무게가 4㎏이나 빠졌다. 개인 훈련보다는 실전이 나은 것 같아 출전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권순우는 지난 9월 US오픈 1회전에서 그는 타이-손 크위아트코스키(25·미국)를 상대로 3-1 역전승을 거두고 생애 처음으로 그랜드슬램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2000년 같은 대회 16강을 시작으로 2008년 프랑스오픈까지, 4대 메이저대회에서 14차례나 1회전을 통과했던 이형택(44·이형택아카데미 원장), 2018년 호주오픈에서 4강 신화를 썼던 정현(24)에 이어 남자선수로는 세 번째였다.

프랑스오픈에서는 당시 세계랭킹 25위의 브누아 페르(프랑스)에 패해 승전보를 잇지 못하고 귀국했다. “메이저 첫 승 실력이면 연습처럼 해도 우승하는 것 아닌가”라는 또 한 번의 실없는 질문에 권순우는 “그게 아니더라.

자가격리가 끝난 뒤 처음 출전한 남자실업연맹전 남자복식에서 결승까지 올랐지만 졌다. 테니스는 그런 거다. 잠시라도 몸을 놀리면 결과는 뻔하다”고 잘라 말했다.
권순우가 9일 밤 천안종합운동장 코트에서 열린 전한국테니스선수권대회 혼합복식 출전에 앞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한테니스헙회 제공]
권순우가 9일 밤 천안종합운동장 코트에서 열린 전한국테니스선수권대회 혼합복식 출전에 앞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한테니스헙회 제공]
코로나19 탓에 대회는 많이 못뛰었지만, 그에겐 나름대로의 성과를 거둔 한 해다. 권순우는 “지난 2월 투어 4주 연속 8강에 진출한 것과 US오픈 첫 승을 거둔 게 가장 큰 소득”이라면서도 “코로나19로 투어 대회가 중단되는 바람에 연속 8강을 잇지 못한 건 아쉽다. 당시 몸 상태로 봤을 때 이후 메이저 바로 아래 급인 1000시리즈 대회에서도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CJ의 후원을 받는 그는 US오픈 2라운드 도중 당분을 보충하기 위해 외제 초콜릿을 먹다 ‘스폰서에 대한 예의’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권순우는 “바나나로는 허기가 안채워지더라. 아무 생각없이 좋아하는 그 초콜릿을 먹었다. 지금도 내 호주머니에 들어 있는데, 그게 논란이 될 줄 몰랐다”면서 “내년 호주오픈에서는 ‘자O시간’ 같은 국내 제품을 먹으려고 한다”고 웃었다.
권순우가 9일 밤 천안종합운동장 코트에서 열린 전한국테니스선수권대회 혼합복식에 출전, 호흡을 맞춘 정영원과 득점한 뒤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대한테니스헙회 제공]
권순우가 9일 밤 천안종합운동장 코트에서 열린 전한국테니스선수권대회 혼합복식에 출전, 호흡을 맞춘 정영원과 득점한 뒤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대한테니스헙회 제공]
한 해의 굴곡 만큼 변화도 생겼다. 권순우는 최근 임규태(39) 코치와 결별하고 미국에 거주하는 유 다니엘(35) 코치와 손을 잡았다. 목사의 아들로 초등학교 4년 때 테니스 유학에 올랐던 미국 영주권자다. 한때 당진시청 동료였던 게 인연이 됐다.

권순우는 “임 코치님이 계셨기에 세계랭킹을 100위 이내로 끌어올렸다. 얻은 것도 많고 배운 것도 많았다”면서 “새 코치님으로부터는 영어부터 배우겠다”고 강조했다. “자신감을 더 올리기 위해선 영어가 필수다. 심판에게 전략적으로 항의하거나 흐름을 끊을 수 있는 것도 영어의 힘”이라고 한 권순우는 “테니스 실력은 물론 이런 면에서도 현이 형을 이겨보겠다”고 다짐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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