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 밀러, 생애 첫 금메달

<스키> 밀러, 생애 첫 금메달

입력 2010-02-22 00:00
업데이트 2010-02-22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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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스키의 자존심 보드 밀러(33)가 4번의 도전 끝에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밀러는 22일(한국시간) 캐나다 휘슬러 크릭사이드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알파인스키 남자 복합에서 합계 2분44초92의 기록으로 전체 1위에 올랐다.

 크로아티아의 ‘남매 스키영웅’으로 유명한 이비차 코스텔리치(31)가 2분45초25로 은메달을 따냈고 스위스의 실반 추브리겐(29)이 동메달을 차지했다.

 밀러는 첫 활강 레이스에서 7위에 그쳤지만,이어진 회전 경기에서 3위로 골인,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밀러로서는 13년 동안 이어진 도전 끝에 따낸 감격스런 금메달이었다.

 1998년 월드컵 무대에 데뷔한 밀러는 그해 나가노 동계올림픽부터 올해 밴쿠버 동계올림픽까지 4차례 동계올림픽에 참가했지만 전날까지 은메달 3개와 동메달 1개를 수확하는 데 그쳤다.

 1998년 나가노 대회 회전과 대회전에 출전했지만 모두 실격하는 데 그친 밀러는 2000년대 들어 정상급 선수로 성장하며 미국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복합과 대회전에서 각각 은메달을 따내며 국제무대에 이름을 각인시킨 밀러는 이후 2003년 월드컵 시리즈에서 종합 2위,2005년 월드컵 시리즈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22년 만에 등장한 미국인 챔피언의 등장에 미국 팬들은 열광했고,‘스키 황제’ 헤르만 마이어(오스트리아) 이후 차세대 황제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이어졌다.

 특히 밀러는 더부룩한 머리칼에 수염까지 기른 자유분방한 외모와 반항적인 성격,종잡을 수 없는 행동 때문에 ‘카우보이’,‘악동’ 등의 별명을 얻으며 인기를 끌었다.

 경기 도중 한쪽 스키가 빠져버리자 코스 중반까지 외발로 스키를 탄다거나,방송 인터뷰에서 ‘음주 스키’를 탄 적이 있음을 시인한 것 등이 대표적인 ‘기행’으로 꼽힌다.

 나이를 먹으며 많이 얌전해졌다는 평가를 받지만 지난 1월에는 US오픈 테니스대회 플레이오프에 출전하겠다는 뜻을 밝혀 작은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물론 월드컵 시리즈에서 통산 32승을 기록해 역대 7위에 올라 있을 정도로 출중한 기량이 있었기에 그의 기행까지도 팬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지켜보곤 했다.

 그러나 밀러는 올림픽 무대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2002년 은메달 2개에 머문 아쉬움을 털어내겠다는 각오를 안고 출전한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밀러는 알파인 스키 5종목에 모두 출전하고도 ‘노메달’의 수모를 당했다.

 활강과 대회전에서 각각 5위,6위에 그쳤고 회전과 슈퍼대회전에서는 아예 경기를 마치지 못하더니 복합 경기에서는 기문을 제대로 통과하지 못해 실격하고 말았다.

 평소 당돌한 성격대로 “스포츠는 즐거움”이라고 말하면서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던 밀러는 2008년 다시 월드컵 종합 우승을 차지하는 등 실력을 유지하며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도모했다.

 그리고 4번째 동계올림픽에서 주종목이 아닌 활강과 슈퍼대회전에서 각각 은,동메달을 따내며 컨디션을 조율한 밀러는 결국 22일 복합 경기에서 짜릿한 역전승으로 꿈에 그리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밀러는 “정말 굉장하다. 오늘의 경기를 나는 평생 자랑스러워할 것 같다”며 감격했다.

 밴쿠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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