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쿨러닝‘ 자메이카,스키크로스에서 두각
눈 없는 나라에서 온 이방인들이 눈과 얼음의 축제인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그들만의 원없는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태생인 로벨 테클레마리암(36)은 지난 15일 휘슬러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 남자 15㎞에 출전,전체 참가자 95명 중 93위로 골인했다.
기록은 45분18초9로 1위 다리오 콜로냐(스위스)보다 11분이나 뒤졌다.테클레마리암은 그래도 94,95위인 페루,포르투갈 선수를 제쳤다는 데 위안을 삼았다.
테클레마리암은 5대륙 84개국 2천600여명의 선수 중 유일하게 코치와 임원도 없이 출전한 ’나홀로 선수단‘이다.
해발 2천700m인 수도 아디스아바바의 뙤약볕 아래 거리에서 ’롤러스키‘로 맹훈련하고 밴쿠버로 넘어온 그는 내심 2006년 토리노대회 성적(84위)보다 나아지길 바랐지만 30대 중반의 나이가 다소 부담이 된 듯 지구력과 스피드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카리브해 섬나라 자메이카는 이번 대회에 ’원조 쿨러닝의 모델‘ 봅슬레이 대표팀이 출전하지 못했지만 대신 새롭게 정식종목이 된 스키크로스에서 희망을 발견했다.
자메이카의 에롤 커(24)는 프리스타일 스키크로스에서 전체 33명의 선수 중 최종 순위 9위에 올라 기염을 토했다.
스키크로스는 네 명이 한 조를 이뤄 울퉁불퉁한 언덕에서 스피드를 겨루는 종목이다.스키 활강 선수 출신인 커는 1라운드를 통과한 뒤 우승자 미카엘 슈미트(스위스)와 같은 조에서 뛰었지만 조 3위에 머물러 결선(8명) 문턱에서 아쉽게 탈락했다.
하지만 선수 한 명이 출전한 초미니 선수단이 낸 성적으로는 단연 발군이었다.
알제리의 메이디-셀림 켈리피(18)는 크로스컨트리 15㎞에서 84위에 그쳤고 버뮤다의 터커 머피(29)는 88위로 들어왔다.
케이먼제도에서 온 도우 트래버스(23)는 이색 경력의 스키어다.남자 대회전 출전을 앞둔 그는 미국 브라운대학에서 생화학과 유전학을 전공하는 학생이면서 아이비리그 럭비 올스타팀의 일원인 럭비 선수이기도 하다.
서아프리카 가나에서 스키폴을 챙겨들고 출전한 크와이 은쿠르마-아케암퐁(36)은 대회 홈페이지에 자신의 별명을 ’설표‘라고 소개했다.27일 남자 회전 경기를 앞둔 그가 눈표범처럼 날쌔게 설원을 질주할지 지켜볼 일이다.
1인 선수단 중 여성은 콜롬비아의 신시아 덴즐러(27)가 유일하다.스키 회전,대회전 경기를 앞두고 코치인 아버지와 레이스 전략을 짜느라 분주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