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에 있으면 짜증나서…” 김유리가 차상현 감독 때리는 사연

“옆에 있으면 짜증나서…” 김유리가 차상현 감독 때리는 사연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1-12-16 10:53
업데이트 2021-12-1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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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하는 김유리. KOVO 제공
서브하는 김유리. KOVO 제공
조금 더 잘해줬다면 짜증이 덜 났을까. 아니면 조금 더 잘생겼더라면 짜증이 덜 났을까. GS칼텍스 선수들은 대개 차상현 감독을 아끼면서도 미워한다. 김유리가 차 감독을 때리는 이유다.

김유리는 15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1~22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전에서 블로킹 1개 포함 7점을 올리며 팀의 3-0(25-16 25-14 25-13)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일찌감치 경기 흐름이 넘어가면서 웜업존에서 대기하는 선수들에게도 고르게 출전 기회가 돌아갔고 김유리는 이번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을 올리며 존재감을 보여줬다.

수훈 선수로 인터뷰실을 찾은 김유리는 “뭐 잘못한 줄 알고 조금 놀랐다”는 말부터 꺼냈다. 이번 시즌 첫 인터뷰였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김유리는 지난 시즌 처음으로 수훈선수 인터뷰를 해 눈물을 흘렸을 정도로 인터뷰와는 거리가 먼 선수다. 차 감독은 “초반에 벌릴 수 있으면 벌려놔야 웜업존 선수 기회 줄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한 대로 다 됐다”면서 김유리를 기용할 수 있던 비결을 밝혔다.

주전과 백업이 나뉘는 것은 프로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김유리는 자신이 주전으로 많이 나서지 못하는 점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김유리는 “준비를 똑같이 하기 때문에 언제 들어가도 어려움은 없다”면서 “더 잘 뛰는 선수들이 뛰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후배들에게 힘을 실어준다”고 말했다.

대신 웜업존에서 경기에 누구보다 열심히 참여한다. 김유리는 “흐름상 준비해야 할 선수가 있으면 준비하라고 하고 어깨도 주물러주고 설명도 해준다”면서 “잘할 수 있다고 힘을 실어주는 타입”이라고 말했다. 겉으론 활발해 보여도 내성적인 성격에 MBTI는 ISFJ다. I로 시작하는 유형은 내향적(Introvert)인 성격을 의미한다.
차상현 감독. KOVO 제공
차상현 감독. KOVO 제공
차 감독은 이런 김유리에 대해 “고참 선수가 웜업존에 빠져 있으면 팀 분위기나 본인 스스로 다운될 수 있는데 분위기를 끌어올리려고 노력하고 들어가면 제 몫을 해주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그러나 “너무 많이 칭찬하면 버릇이 나빠진다”면서 “유리가 지나가면서 한대씩 툭툭 때린다”고 폭로했다.

김유리는 “옆에 있으면 짜증나서 때린다”면서 “예의가 없어 보일 수도 있는데 일단 옆에 있는 게 짜증난다”고 강조했다. 배도 때리고 옆구리도 때리고 많이 때리는데 “더 맞아야 할 것 같다”고 농담했다.

GS칼텍스가 감독과 선수들이 격의없이 지낸다는 것은 이미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차 감독은 훈련 때는 엄격하지만 훈련 이외의 시간에는 아빠와 삼촌과 오빠 사이를 오가는 친근함을 자랑한다. 선수들이 스스럼없이 “감독님 밉다”, “옆에 있으면 짜증난다”, “차노스(차상현+타노스)다”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다.

차 감독도 예전에 “선수들과 나만의 호흡인데 뭐라고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한 적이 있다. 그만큼 선수들에게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 주며 밀당을 잘한다. 다만 이는 차 감독의 개인 의견일 뿐 선수들의 입장은 다를 수 있다.

차 감독이 김유리에 대해 “블로킹을 조금 더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하자 김유리가 “알겠다. 더 노력하겠다”고 한 것도 지도자로서 신뢰가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김유리는 “올해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면서 “감독님 믿고 끝에는 우리가 잘될 거라고 믿는다”고 팀 분위기를 전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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