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로 지다가 반년 만에 10:0 완승… 신동빈 치밀한 ‘L역전’

2:8로 지다가 반년 만에 10:0 완승… 신동빈 치밀한 ‘L역전’

오달란 기자
오달란 기자
입력 2015-08-07 00:08
수정 2015-08-07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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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호텔 지분 72.65% 가진 L투자회사 형이 대표로 있던 2곳 포함 10곳 확보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을 받들어 한국과 일본의 롯데사업을 모두 책임지겠다”  

지난달 16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가 자신을 대표이사로 선임한 것에 대한 소감이었다. 그로부터 20여일이 지났다. 이 말이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는 게 증명됐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폭로를 통해 신 회장이 한·일 롯데를 맡는 것이 신 총괄회장의 뜻과 거리가 있음이 드러났다. 반면 신 회장의 한·일 경영권 독점 의지는 베일에 싸인 L투자회사를 장악함으로써 한층 더 분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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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이 6일 일본 법무성에서 발급받은 L제5투자회사의 등기부 등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지난 1월 6일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고 지난 6월 30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대표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대표이사 변경 건은 각각 한달여 뒤에 등기됐다. 도쿄 황성기 특파원 marry04@seoul.co.kr
서울신문이 6일 일본 법무성에서 발급받은 L제5투자회사의 등기부 등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지난 1월 6일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고 지난 6월 30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대표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대표이사 변경 건은 각각 한달여 뒤에 등기됐다. 도쿄 황성기 특파원 marry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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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이 6일 일본 법무성 산하 법무국 미나토 출장소에서 발급받은 L제1·2·4·5·7·8·9·10·11·12투자회사의 등기부등본을 분석한 결과, 신 회장은 지난 6월 30일자 한꺼번에 10곳의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나머지 제3·6투자회사는 현재 등기변경이 진행 중이어서 등본을 열람할 수 없었지만 신 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했을 것으로 파악된다.  

L투자회사는 국내 롯데그룹에 영향력을 끼치는 핵심 투자자이다. L투자회사 11곳(제1·2·4·5·6·7·8·9·10·11·12)은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인 호텔롯데 지분 72.65%를 보유하고 있다. 단일 최대주주는 롯데홀딩스(19.07%)이지만, L투자회사 지분을 모두 합하면 전체의 3분의2를 넘기 때문에 의결권 행사에서 압도적인 우위에 있다.  

이 가운데 10곳의 등기이사 변동 현황을 종합하면 ‘형 신동주의 패배, 동생 신동빈의 승리’로 요약된다. 신 회장은 2010년 제10·12투자회사 2곳에만 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반면 신 전 부회장은 제4·5투자회사 2곳에서 대표이사를, 제2·7·8·9·10·11투자회사 6곳에서 등기임원을 각각 맡았다. 일본의 비상장법인은 등기이사 대부분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미루어 볼 때, 신 총괄회장이 한국 롯데를 맡아 경영해 온 신 회장을 견제하는 카드로 신 전 부회장에게 L투자회사 지분을 줬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상황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사이 180도 변했다. 이 기간 신 전 부회장은 제4·5투자회사의 대표이사 자리에서 해임됐고 나머지 6곳에서도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반면 신 회장은 지난 6월 10곳에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2대8의 구도를 뒤집고 10대0으로 완승했다. 재계 관계자는 “한·일 동시 경영을 위해 신 회장이 치밀하게 준비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신 회장이 신 총괄회장의 동의를 얻지 않고 L투자회사 대표이사에 등기했을 가능성이 커 신 전 부회장 측이 법적으로 문제 삼을 수 있다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신 총괄회장은 L제1·2·7·8·9·10·11·12투자회사에서 대표이사를 유지하고 있다. 또 L투자회사는 광윤사나 롯데홀딩스처럼 자세한 주식 현황이 감춰져 있어 신 회장이 지분까지 장악했을지는 미지수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15-08-0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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